체육을 즐긴다면 당신은 내 친구

오늘도 친구를 만났다.

by 서울체육샘

집 근처 테니스코트에 홀로 벽치기를 하러 갔다. 15분쯤 지났을까 아저씨 두 명이 테니스 칠 요랑으로 코트에 나타났다. 유수지에 테니스 코트와 농구 코트를 만들어 둔 곳이었는데 올해부터 예약을 하고 사용해야 된다. 예약도 않고 소화도 시킬겸 잠깐 들렀던 나는 라켓을 넣고 가방을 쌌다.

시간되시면 같이 치시죠. 저희는 둘입니다.

둘이면 짝이 맞고 셋은 짝이 안맞는데 같이 치자고? 그래? 좋다. 같이 치고 가자. 몸이 근질근질 하던 참이었는데 잘 된 노릇이었다. 생각해보니 나도 아저씨라 그렇게 아저씨 셋이서 테니스를 치게 되었다. 서비스 라인에서 몸을 풀고 뒤로 물러나서 난타를 쳤다. 저쪽은 하나 이쪽은 둘. 그렇게 20분이 흘렀다.

셋이서도 게임 할 수 있어요. 게임하시죠.

그렇게 게임을 하게 되었다. 혼자는 단식코트, 둘은 복식코트를 사용해서 경기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오늘은 색다른 방법을 배웠다. 경기 방식은 아래와 같다.

<테니스 3인 경기법>

1. 1인은 단식 코트를 사용, 2인은 복식 코트를 사용

2. 각 게임 당 승점을 쌓아가는 방식: 복식조에서 이기면 1점, 단식에서 이기면 2점

3. 각 게임이 끝나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한 칸씩 돌아가면서 경기

예시)복식조 포 위치에서 경기 후 다음 게임에서는 백 위치. 다음 경기에서는 단식 위치에서 경기

4. 어느 한 명이 10점에 도달하면 끝.

5. 기타 세부 사항은 참가자들이 정하면 됨. 끝.


그래서 최종 승자는 내가 되었다. 깔끔하게 10점 얻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체육을 즐기는 사람들의 그 포용성과 연대 의식은 늘 옳다. 오늘도 많이 움직였다. "테니스를 친다면 당신은 내 친구!"


사실 한 달전에 같은 장소에서 외발자전거를 타던 아저씨를 만난 적이 있다. 역시 벽치기를 하고 있는데 멀리서 아저씨가 외발자전거를 타고 코트로 왔다.

타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호기심이 발동해서 물었다. 아저씨는 얼마 안 되었다고 하시며 사무실이 이쪽인데 이 시간에는 가끔 외발 자전거를 끌고 나오신단다. 가격이 얼마인지 얼마나 연습하면 탈 수 있는지를 묻다가

한번 타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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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자전거에 올라탔다. 나는 테니스 네트를 부여잡고 아저씨는 내 팔과 다리를 잡았다. "어후 근육이 좋네요!"

사실 살겠다고 얼마나 힘을 줬는지 모른다. 생각보다 쉽거나 어려운게 아니고 대놓고 어려웠다. 될리가 없었는데 거의 악력으로 코트를 가로 질러 끝까지는 갔다. 심지어 손에서 피가 났다.

"제가 외발 자전거가 몇 개가 있는데 생각있으면 여기에 묶어두고 비밀번호 알려줄까요?"

이건 또 무슨 호의인가 싶어서 덥썩 물려다가 참았다. 새로운 운동, 도전이 좋기는 하지만 외발 자전거는 아직 아닌거 같았다. 하지만 테니스 코트를 한 번 가로질러 봤다는 것에 뿌듯함이 느껴졌고 언젠가는 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저글링 알아요?"

뜬금없이 저글링을 말하신다. 오호라! 저글링을 말씀하신다면 3구까지는 할 수 있습니다. 가방에서 바로 테니스 공 3개를 빼내서 3구 저글링 캐스케이드 기술을 펼쳐보였다. 적잖케 당황한 아저씨는

"저는 4개로도 할 수 있습니다."

뭐야 대결이야? 나는 존경어린 표정으로 아저씨의 4구 저글링을 감상했다. 아직 외발 자전거를 타면서 저글링을 하는 경지에는 오르지 못하신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게 목표인듯 했다. 다음에 그 아저씨를 마주치면 외발 자전거를 또 한번 타게 될 것 같은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다음에 만나면 나도 4구 저글링을 펼쳐보여야겠다.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

이렇게 체육을 즐긴다면 누구나 함께 운동 할 수 있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체육을 즐긴다면 당신은 내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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