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듣네

세상 넓게 쓰는 사람. The10cm

by 서울체육샘
뭐고, 어깨 왜 이렇게 좁노?

대학 동기의 결혼 대비 청첩장 모임을 갔다.

낙성대 근처의 해물찜 식당이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은 바람에 들어가자마자 다들 내게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이건 오랜만에 듣는 인사말 같은건가.

얼마나 가까우면 인사 멘트가 이럴 수 있는가.

"와~이거 나도 크로스핏 같은거 좀 해볼까!?"

"몸 좋은 어좁이 될껄?"

대충 이런 식의 오프닝 대화가 오갔다.

"소주 한잔하자! 결혼 축하한다!"

참 오랜만에 모이니 술도 달고 대화도 즐거웠다. 나이를 먹으면서 컴플렉스가 존재 자체가 되었고 격 없는 이들과 함께 있을 때면 그들은 늘 쏘아 댄다. 내 어깨를. 하지만 붓지 않는다. 그들의 말에 독기가 빠진 탓도 있지만 독이 있더라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팩트 폭행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한번은 성난 어깨로 등장하는 상상도 해본다. 어렵겠지만 변화될 날이 오려나.

면역력이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덤덤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좋은 체육 수업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