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중독증

by 덜깬잠꾼

한때 “호모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었는데 재미있었던 것은 이 종족이 약했기 때문에 반대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고 것이었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이 조금이라도 약했다고 하면 아마도 호모 사피엔스는 없고 지금 보다 덩치가 크고 몸짱을 만들기 위해 피트니스 클럽을 갈 필요가 없는 종족이 지금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요?

과거의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을 위한 진화는 지금보다는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한 끼를 위해서 그냥 조금 더 달리거나 들에 나가서 부족하지만 먹을 것을 구하면 그뿐 굳이 세끼를 먹을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요.

진화를 거듭해서 살아남은 호모 사피엔스는 한 끼를 위해서 알람에 눈을 비비고 외국어를 하나쯤은 해야 하고 한 손으로는 끝없이 새로운 소식을 검색하며 바쁜 아침을 시작합니다.

포식자보다 뒤처지면 잡아 먹히는 정글에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웃보다 더 한발 더 빨리 달려야 하기에 오늘을 사는 호모 사피엔스는 변화를 예측해서 먼저 진화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것만도 따라가기 벅찬데 어찌 될지 모를 미래를 예측해서 미리 진화를 준비하는 호모 사피엔스들!

이제는 중독이 되어서 기다리지 못하고 조급증에 빠진 진화 중독자로 가득한 세상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호모 사피엔스들은 변화하는 환경에 생존을 위한 끝없는 진화를 하고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어떤 존재가 완전체에 가까워질수록 환경변화에 둔감해지면서 진화를 멈춘다고 합니다.

어느 순간 나의 세포들이 진화를 멈추고 위기를 감지하는 세포가 하나둘씩 노화가 되면서 죽어가고 있습니다.

더 역설적인 것은 이렇게 살아도 세상이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상위 포식자도 오늘 하루쯤은 더워서 혹은 장마로 쉬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쯤은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들을 꺼놓고 진화를 멈춰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2021. 07. 02 덜깬잠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