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각 혹은 무덤덤]

일상의 단면 풀이

by 덜깬잠꾼


새벽 출근길 도시 한복판 신호등에 잡혔다.

잠자리 한 마리가 시야에 잡혔다.

이 넘이 차 위를 맴돈다.

뭐지?


조금 달리다가 신호에 또 걸렸다.

분명 아까 그 넘이 아닌 다른 넘이 또 시야에 잡힌다.


서울 한복판에서 본 잠자리!

이상한 것을 보고도 이상함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무덤덤한 것이거나 이 정도는 이상한 것도 아닌 것이 돼버릴 정도로 감각이 무뎌져 버렸다.


서울 시내에 멧돼지가 나왔다고 얼마 전만 해도 난리가 난 것처럼 9시 뉴스에 나왔다.

이제는 동물원에서 곰이나 사자 정도가 도망 나와야 뉴스에 나온다.

멧돼지는 이제 우리랑 살아가야 하는 동물이 되어 버렸다.


약하디 약한 호모사피엔스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 중에 하나가 약해빠져서 생존을 위해서 감각을 최고 상태로 유지해서라고 하는데 요즘 나의 감각은 똥도 쓸려고 하면 없듯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별주부전 토깽이 마냥 집에다 두고 온 것도 아닌데 이상한 것들에 눈을 감아 버린다.


오늘을 살아가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다.

감각을 치켜올린다고 한들 피곤만 하다.

귀찮다.

굳이 내가 나설 이유도 없다.

세상은 그렇게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징어 게임에서 사람의 목숨이 놀이의 하나로 되는 세상.

근데 이상하다기보다는 재미를 더 느낀다.

그런 이상한 세상에서 오늘을 산다.

나만 아니면 되는 이기주의가 판치는 무감각의 무덤덤한 하루가 간다.

그래도 되는 내일이기를 기도하고 나만 아니길 희망하며 오늘을 느끼지 않으려 발버둥 친다.

그렇게 죽어간 나의 감각을 위해 아멘!!!

2023. 07. 21 Dulggan jamgg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