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자연을 해석하다.
자신보다 더 무거운 것을 들고 있다.
작은 바람에도 부러질 만큼 무거운 것을 지고 간다.
남자의 아버지가 졌던 것을 대물림처럼 남자가 지고 가는 것처럼.
세상은 그렇게 한 세대를 보내고 새로운 짐꾼을 키워낸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가시를 만들었다.
하나 가지고 모자라 둘이 만들고 셋이 되더니 온몸을 감싼다.
누군가 예뻐 쓰다듬어줄 틈도 없이 빼곡하다.
살아남으려고 만든 것이 누구도 오지 못하게 하고는 결국 스스로 외톨이가 된다.
내뱉는 말속에 가시가 박혀있다.
입에 가득한 가시가 쉼 없이 타인을 찌른다.
영생을 목적으로 누군가는 자신을 냉동시킨다.
썩어 문들어져서 흙으로 가야 하는데 운도 없이 물에 빠졌다.
빠진 것도 억울한데 얼려졌다.
흙으로 가지 못한 채 추위에 잡혀 걸음마저 얼려 버렸다.
얼음 속에서 타인에 의해 얼음땡이 되어 있는 남자가 보인다.
미련이 아니다.
씨앗 뿌릴 한 뼘 땅도 없어 내보내질 못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속에 품었다.
스스로 떨어질 용기가 없다.
더 이상 얻어먹을 것도 없는데 스스로를 파먹어가며 남았다.
다 큰 아들 넘 생각에 가슴 한켠이 시리다.
와주는 사람이 없다.
마땅히 보여줄 것이 없기도 하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뭐라도 해야 했기에 하얀 분을 바른다.
웬일인지 화장발이 제대로다.
오늘 같은 날!
누군가 봐줬으면 좋겠다.
2025.12.12 덜깬잠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