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유희]

삶의 단면

by 덜깬잠꾼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

그렇긴 한데 치아가 좋지 않으신 어르신에게 찬물만 자꾸 드리자니 죄를 짓는 듯하다.

미지근한 물이 싫어서 우리 집 물은 몽땅 냉장고에만 있는데......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난다.

요즘은 충전기만 꽂아도 과열이 돼서 핸드폰도 터지고 전기자동차도 불도 난다.

꺼진 불은 다시 봐야지만 열나지 않도록 해야 된다.

요즘 내 머리도 과열이 쉬이 되는데 터지기 전에 찬물로 머리나 깜아야겠다.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요즘은 갇혀 살다 보니 말은 천리를 못가도 SNS 톡은 지구 반대편에도 가더라.

말보다는 글이 더 멀리 가니 더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누구라도 내 폰 못 보게 나도 시팔자리 비밀번호가 보호하는 사과 폰으로 바꿔볼까?

근데 생각해보니 시팔자리 비밀번호 입력하는 것도 힘들고 머리가 딸려서 외우는 것도 힘들어서 그냥 세개 별표 쓸란다.


한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이건 보이스 피싱이나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팍팍한데 말로 때울 생각을 한단 말인가.

빚은 무조건 갚아야 한다. 아니면 어느 날 내 장기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요즘에야 뼈저리게 느낀다.

가는 말을 하는 사람이 힘이 쎄면 쎌수록 오는 말은 고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근력을 키우나 보다.

오늘부터라도 팔 굽혀 펴기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오는 말이 고운 것을 느끼고 싶다.


이쁜 놈 매 한대 더 때리고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돌이켜 보니 나는 부하직원을 너무 많이 미워하며 살아왔다.

오늘부터 부하직원을 사랑해야겠다.

그리고 얼마나 많이 사랑한 지를 보여 주기 위해서 나는 팔 굽혀 펴기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내 사람을 다 보여주려면 쎄게 때려야 하니까. 이 기회에 철사장이라도 배워봐야겠다.

지인이 나에게 묻는다.

"자식들이 그렇게 미우세요? 맨날 떡 사 먹으라고 돈을 주시던데!"


종로에서 빰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

빰 때리러 누가 와야 하는데 비행기도 별로 없고 온다고 해도 격리를 해야 하는데 그 시간이면 왜 화를 내는지도 잊어버리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잊기 힘들 정도로 누군가의 화를 돋구워 볼 수 있을까?

빰이라도 맞고 종로를 그리고 한강을 가보고 싶다.

누구 빰 때려 줄 사람 없나요?

참 난 외톨이였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없구나.

오늘도 나는 떡만 먹는 하루를 보낸다.

2022.05.20 덜깬잠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