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공지마 Mar 09. 2022

[한자썰29] 選, 추상처럼 대할 일

선량(選良)은 공복(公僕)이라야 한다.

選(고를 선) : 辵(쉬엄쉬엄 걸을 착) + 巽(부드러울 순)


選(고를 선)은 걸음이 부드럽고 공손하다는 글자다. 그러니, 그 새김말 ‘고르다’와는 사뭇 다르게, 이 글자는 고르는 행위가 아니고 골라진 사람이 가져야 할 태도에 집중한다. 중요한 것은 선택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리라! 오늘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누가 되든 그들의 당선 후 태도를 잘 지켜 봐야 하겠다.


(출처) 百度百科,www.baidu.com

一, 골라진 사람은, 착(辵) 해야 한다. 걸음걸이에 경박함이 없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오랜 경험과 식견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二,골라진 사람은, 기기(己己) 해야 한다. 자기 몸을 다른 사람 옆에 두기를 즐기고, 때로는 뒤에 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과 삶의 애환을 같이 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 진심으로 그들을 위할 것이기 때문이다.(표에 금문) 주 1)


三, 골라진 사람은, 공(共) 해야 한다. 共자는 제사 그릇(祭器)을 양손으로 공손히 받드는 모습이다. 국민을 신줏단지처럼 받들고 모시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해 본 사람이라야 그렇게 할 수 있는 법이다. 평생 남을 심문하고, 닦달하고, 의심하던 이는 미덥지가 않다.


四, 골라진 사람은, () 해야 한다. <설문> 選한 자는 그 목적한 곳으로 떠나 보내야 하니 (보낼 )이라 했다. 選은 원래 제사 드릴 사람을 고른다는 뜻이다. 그러니, 만사에 사심에서 떠나 있어야 한다. 사리사욕을 부리지 않고 사술에 끌리지도 않아야 한다.


五, 골라진 사람은, 선(先) 해야 한다. 选은 選의 간체자인데, 先(먼저 선)이 한 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나아가는 사람을 나타낸다. 과거에 묶여 있고 과거에서 명분을 얻은 사람은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질곡이 없지 않으나 지나온 민주화와 사회개혁의 성과를 여기서 멈춰서는 안될 일이다. '지나온 과거'가 아니라 '쌓아온 과거'를 밑거름으로 '나아갈 미래'로 향할 사람이라야 选(고를 선)에 어울린다.


사족, 나는 이 다섯 가지 기준으로 오늘 투표를 한다. 사실 탐탁한 후보가 없기는 하지만, 이 기준을 대보면 답이 쉽게 나온다. 더 좋은 대통령을 뽑지 못해서 유감이지만, 더 나쁜 대통령을 뽑을 수는 없다. 선량(選良)은 공복(公僕)할 만한 자라야 한다. 公僕公僕


재삼재사 마음을 다진다. 골라진 사람에 대해서는 그 이가 누구든 추상같은 냉정함으로 그 일의 도모와 행사를 지켜보고 깃발을 들어야 한다.  瑟瑟。 주 2)


주) 1. 금문에 己 모양 상형을 보고 사람이라 하기도 하고 제사품이라고 하기도 한다. 뒤에 己(몸 기) 자로 분명히 한 것을 보면 사람이 맞을 것 같다.

2. 瑟瑟, 벌벌 떤다는 뜻을 가진 의태어다. 중국발음은 쓰어쓰어(Sese)이다.


p.s. 다음 한자썰은 辱(욕 욕)입니다. #@! '#@!'는 마음(!) 속에(@) 좋은 기운을 올리자(#)라는 뜻입니다. 궁금해하는 분이 계셔서...

매거진의 이전글 [한자썰28] 醬, 고기와 번갈은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