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처럼 두 눈 번쩍 뜨고^^
초보운전 시절 안전벨트, 깜빡이 중요성을
귀에 피가 나도록 들었다.
남편 몰래 후다닥 샀던
티코 이후
세 번째 차인 '에스페로'를 폐차시킬 정도의
교통사고에도 살아남았던 건
순전히 안전벨트 덕분이다.
30년 넘게 운전하면서
꼭!
잊지 않고 지키는 건
안전벨트와 깜빡이다.
나는 운전 중 차가 나갈 방향을
알려주는 깜빡이를 켜면 들리는
'딸깍딸깍'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다.
마치 제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음을
자랑하는 것 같아 든든하기도 하다.
장거리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과의 대화가 지루할 때쯤엔
깜빡이 소리를 듣고 싶어
일부러 차선을 변경하기도 한다.
2012년 개최한
여수 세계박람회 덕분에
순천 여수 간 자동차 전용도로가 생겼다.
덕분에 출퇴근 시간이 줄었다.
규정 속도를 무시하고
쌩쌩 달리는 차들 사이로
내 6번째 차도 달린다.
비록 과속은 하지만
항상 안전벨트와 깜빡이는 잊지 않는다.
긴 호흡이 필요한 연극 무대 같은 삶에서
가끔은 아슬아슬하게 '선'을 밟는
'법'을 위반하는 것들을 했지만
안전벨트와 깜빡이 같은 것을
지켜와서
지금껏 평범하게 사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3년 동안 벼르고 별렸던
회식이 폭발하는 요즘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제발! 깜빡이는 켜고 들어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