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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뱃살공주 Dec 20. 2023

깜빡이를 켜주세요.

부엉이처럼 두 눈 번쩍 뜨고^^

초보운전 시절 안전벨트, 깜빡이 중요성을 

귀에 피가 나도록 들었다. 

남편 몰래 후다닥 샀던 

티코 이후 

세 번째 차인 '에스페로'를 폐차시킬 정도의 

교통사고에도 살아남았던 건 

순전히 안전벨트 덕분이다. 

30년 넘게 운전하면서

꼭!

잊지 않고 지키는 건 

안전벨트와 깜빡이다.


나는 운전 중 차가 나갈 방향을 

알려주는 깜빡이를 켜면 들리는

'딸깍딸깍'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다.

마치 제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음을 

자랑하는 것 같아 든든하기도 하다.

장거리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과의 대화가 지루할 때쯤엔

깜빡이 소리를 듣고 싶어

일부러 차선을 변경하기도 한다.


2012년 개최한 

여수 세계박람회 덕분에 

순천 여수 간 자동차 전용도로가 생겼다.

덕분에 출퇴근 시간이 줄었다.

규정 속도를 무시하고 

쌩쌩 달리는 차들 사이로

내 6번째 차도 달린다.

비록 과속은 하지만

항상 안전벨트와 깜빡이는 잊지 않는다.


긴 호흡이 필요한 연극 무대 같은 삶에서

가끔은 아슬아슬하게 '선'을 밟는

'법'을 위반하는 것들을 했지만

안전벨트와 깜빡이 같은 것을  

지켜와서 

지금껏 평범하게 사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3년 동안 벼르고 별렸던

회식이 폭발하는 요즘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제발! 깜빡이는 켜고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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