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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뱃살공주 Dec 26. 2023

가족을 세 단어로 표현한다면?

눈도 아닌 것이 눈이라고 외친다.

눈이라고 표현하기엔 조금 '거시기'하게 눈이 내렸다.

27층에서 내려다보니 그럴싸해서 사진 한 장 '찰칵'

눈을 내려다보면서

이럴 땐 커피지! 하면서 커피를 마시다

오래전 노트가 생각났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한 가지 주제로 기록하던 노트다.

 12월 26일 주제가

'가족을 세 단어로 표현한다면?'이다.


1. 2016.12.26.

경기도, 서울, 대구에(또 있겠지만~) 첫눈이 내렸다.

순천엔 비가 내리고.

가족을 세 단어로 표현한다면 

'짠함과 미움의 사이'가 아닐까?

그립기도 하면서 없었음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그런 사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못된 년!


2. 2017.12.26.

좋으면서도 싫은 그런 관계가 아닐까

보고 싶으면서도

뭔가 숙제가 남아있는

미안한 그런 사이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짜증스럽기도 죄송하기도 하다.

엄마랑 상사서 점심 먹고

벌교 그리고 순천 행동까지.

늦가을과 초겨울을 맛봤다.


사람다움을 조금은 보여준 년!


3. 2018.12.26.

점점 숫자가 줄어드는 게 '가족'인듯하다.

애증이 얽힌 최소한의 관계가

가족일 텐데 서로에게

너무 상처를 아무렇지도 않게

주고받는 게 아닐까?

최후엔 후회하면서. ㅠㅠ


서서히 반성한 년!


4. 2019.12.26.

'따뜻함이 있는 곳'이 아닐까?

가족은 같은 핏줄과  

추억을 공유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점점 가까이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살고 있는

이웃들이 가족이 돼 가고 있다.


 생각이 점점 진화한 년!


5. 2020.12.26.

'달콤 살콤한 관계'가 아닐까?

애증이 있는 

하지만 늙어갈수록 그리운.

이런 감정들 때문에 속상하고

싸우고 사랑하면서 돈독해지는 관계가

가족인 것 같다.

난 그렇다.

엄마, 아버지가 밉기도 했었으니깐.

이제 두 분은 멀리 계시다. 

형제자매 그리고 사촌들

우리 딸, 사위될 녀석 이렇게 남았다.


후회하는 년!


'가족은 엄마 아버지 그리고 친정식구들'이라

생각하면서 

깊은 외로움과 힘듦을 못된 언어로 표현했다.

그런 것들을 서서히 극복하고 

반성문(^^)을 쓰고 있다.

이젠 나를 중심으로 가족을 이루었다.

난 딸과 사위에게

'어떤 가족'을 주고 있는 걸까? 

눈 아닌 눈과 함께 생각이 깊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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