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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뱃살공주 Dec 27. 2023

꼬맹이와 이순신 장군

난 주로 '조조영화'를 본다.

난 주로 주말 조조영화를 보러 간다.

토요일 아침 커피와 냉동실에 있는 떡을 들고 집 근처에 있는 CGV를 갔다. 핸드폰으로 미리 예매해 둔

'노량'을 보기 위해서다. 자가용으로 5분 정도 거리를 꽁꽁 싸매고 걸었다. 난 더위보다 추위에 강한 편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쭈욱 여름에 땀 흘리며 걸을 생각은 전혀 결코 없다.


10분 정도를 걸어

조조지만 조조 같지 않은 시간 11시. 입구에 선 직원에게 핸드폰에 저장된 티켓을 보여주고 상영관으로 갔다. 내 앞에 어린 아들과 손잡고 걸어가는 아빠의 뒷모습이 정겹고 따뜻하여 그 둘 뒷모습을 한 장 찍었다.

'찰칵'소리에 귀 밝은 어린 아들이

"뭐 하세요?"

라며 뒤돌아 나에게 묻는다.

"아니~~ 예뻐서"

난 우물쭈물 대답했다. 아빠는 어린 아들 손을 잡고 가던 상영관으로 간다.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배우고 드라마, 영화로도 봤던 '이순신장군' 이야기였지만 난 눈물콧물 흘리면서 상영관을 빠져나왔다.

그는 어떻게 저렇게 큰 어른으로 성장하였을까?

그도 꼬맹이시절 든든한 아빠와 손을 잡고 걸었을 테고 그 자신이 아빠가 되어 다정하게 아이 손을 잡고 걸었을 거다. 그렇게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면서 진정한 어른으로 장군으로 거듭난 건 아닐까?

내 나이 60을 넘기고 보니 그런 마음이 든다. 

오로지 힘없는 백성들을 위해 싸우고 싸웠던 그의 마음은 죽는 순간까지도 외로웠을 거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을 적들에게 잔인하게 잃은 아버지 마음은 감히 상상도 안된다.

김윤석 배우 연기까지 더해진 표현할 길 없는 그 아픔에 난 아들을 먼저 보낸 시어머님 모습이 보여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상영관 입구에서 만난 꼬맹이는 어떤 영화를 봤을까?

아빠와 손잡고 본 영화를 아빠 나이가 되면 기억할까? 꼬맹이는 받은 사랑을 자신 자녀에게 되돌려줄까?

아직 유치원생인 듯한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된 세상은 지금보다 더 좋은 세상이었음 한다. 나는 아이에게 그런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되물어본다. 2023년이 저물어가고 있어서인지 요즘 매일매일이 반성하는 날이다.


영화를 통해 다시 씹어보는 '순국선열'

나는 마지막까지 바다를 지키다 가신 아니, 대한민국을 지켜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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