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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뱃살공주 Dec 29. 2023

교문을 떠나며…

드디어 교문을 떠난다^^

27년 동안 드나들던 교문을 드디어 떠난다.

물론 내년 2월 새 학기 준비기간이 있지만…

내가 꼭 해야 할 업무는 대부분 마무리했다.

오늘 3학년 졸업식과 1, 2학년 종업식을 했다.

올 해는 겨울방학 동안 학교 공사를 할 예정이라 여름방학을 짧게 했다. 그래서 올 해는 같은 해 시작과 마무리를 하게 된 것이다.

마치, 떠나는 날 위한 선물처럼.


전남 여수시 진남관과 종고산 사이에 있는 이곳은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같이 있다.

며칠 동안 몰아친 바람 덕분에

유난히 하늘이 맑고 푸르러 하얀 건물인

학교가 더 돋보인다.


3년 만에 체육관에서 실시한 대면 졸업식.

3학년과 2학년 아이들, 학부모님, 선생님들이 소리 높여 부른

'오랫동안 사귀었던…'석별의 정이

떠나는 날 위한 합창인 듯해서 조용히 들었다.

3년 동안 쌓였던 것들로 울컥하는 아이들도 드문드문 보였다.

27만에 떠나는 나 또한 또르르 눈물이 흘러내렸다.


내년 2월 퇴임식은 동료 선생님들 축하와 부러움 속에 한다.

'정년퇴임은 축하'고 '점점 감당하기 힘든 곳을 마무리하고 떠남은 부러움'이다.

학교생활을 해본 자만이 아는 감정이다.

난 그날 어떤 마음으로 단상에 앉아있을까?

나를 포함 5명의 선생님 마음은 어떨까?


착잡한 마음으로 참여했던 졸업식을 마치고 나니 또르르 흘렀던 눈물은 온데간데도 없고

내 입가엔 뭐라 콕 집기 힘든 미소가 번다.

난 교문을 나서면서 닳고 닳은 투명교복훌훌 벗어 날렸다.

"야호! 드디어 교문을 떠난다. 해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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