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벙! 뛰어들고 싶은 시간.
우리가 쉽게 하는 말들이 가끔은 상처가 되기도 한다. 말이 주는 아픔은 생각보다 깊고 아프다. 농담이라며 '툭'던지는 말이 날카로운 칼보다 더 깊이 심장을 쑤셔대기도 한다. 말이 칼보다 더 날카로울 때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무심히 뱉어냈다.
며칠 전 대화라고 생각하며 나눴던 수많은 말들이 메아리가 되어 내게 돌아왔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상대에게 줬을 상처를 한꺼번에 돌려받았다. 난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월요일부터 많은 눈과 강추위가 예상되니 외출을 자제하라는 안전 문자가 쏟아졌다. 반성한다는 이유로 현관문을 나서지 않고 있는 내게 핑계 아닌 핑곗거리를 제공해 줬다. 많은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지만 내가 사는 곳은 조금 내리다 말았다. 거실 창을 통해 내려다본 풍경은 겨울이다. 추위에 온몸을 동그랗게 말고 조심조심 걷는 사람도 드문드문 보인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사라진 놀이터가 내 마음처럼 무겁고 쓸쓸하다.
그 친구도 겉으로 보이지 않은 상처가 깊고 아팠을 건데. 나는 보인 상처에만 집중했다. 60이 넘어도 어른스럽지 못했다. 내 아픔만 보고 상대 아픔엔 눈을 감았던 건 아니었을까. 난 지금 반성이란 깊은 우물에 빠져있다. 허우적대는 내 모습이 보기 싫다. 난 내 몸무게를 이겨낼 단단한 동아줄을 기다리고 있다. 동아줄이 될 친구에게 차마 전화하지 못하고 거울에 이야기하는 중이다. ‘어렵다. 말이란 게. 좋은 사람이란 뭘까? 더 깊이 고민하고 전화할게. 아니면 네가 전화해 줄래?’ 이게 요 며칠 내 모습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사람의 감정 점수는 천차만별임을 꼭 기억하고 살겠다. 사는 동안 즐겁기만 해도 한순간인데 서로 얼굴 붉혀가며 살 이유가 없다는 게 내 결론이다. 행복한 우물 속으로 풍덩 빠지는 시간만 지속되길 바라며 반성을 이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