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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뱃살공주 Jan 17. 2024

光자매 제주도 여행

언니 딸 현진이^^

2022년 1월 7일(금)

포자매가 제주도 2박 3일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막내는 친구랑 2박 3일을 더 있다 일요일 돌아온다 했지만,

우리 3명은 무사히 여수공항에 도착했다. 엄마 돌아가시기 전 2018년 1월 일본 오키나와로 넷이 첫 여행을 한 후 제주도 여행이 두 번째이다. 언니하고 나 사이에 약간의 어색함이 있어 쉽게 여행을 추진하기가 어려웠다. 어색함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내가 언니를 너무 사랑해서일 거다.

이혼 후 아이 둘을 힘들게 키우던 언니가 어느 날 재혼하겠다고 같이 왔던 남자에 대한 실망감에 점점 언니와 사이가 멀어졌다. 아이 둘과 사는 언니가 늘 안쓰러워 편안하게 살았음 하는 마음이 컸던 탓에 형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마음과 관계없이 언니가 좋음 되는데 철없는 아이처럼 그 후로도 내내 툴툴거렸다.

제주도에서 5일(수) 저녁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다 세상에 하나뿐인 남자와 언니가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누가 뭐라 해도 어떤 상황에도 남자에겐 언니가 우선순위라고 한다.

우리 네 명 다 불콰한 얼굴로 주거니 받거니 이야길 나누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영상통화였다.

난 술기운을 빌려 어색했지만 "형부 저녁 드셨어요"했다. 영상 속 새 형부는

"세상에 17년 만에 철의 여인인 큰 처제가 날 보고 웃으면서 형부라고 한다."라며 감동한 목소리로 외쳤다.

내가 뭐라고. 언니가 좋다면 된 건데. 사는 게 뭐 별거라고. 우리 넷과 형부는 시답잖은 말을 주고받다 통화를 마쳤다.

난 언니를 꼭 안아주며 언니와 형부를 응원한다 했다. 술 탓이다.^^

여행은 설렘을 품고 갔다 추억을 안고 돌아온다고들 한다. 그 말에 딱 맞는 제주도 여행이었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우리 光자매 우애를 다지게 만들어준 것 같다면서 실컷 웃고 떠들었다. 건강관리 꾸준히 해서 앞으로도 쭈욱 잘 걷고 먹자는 바람을 안고 돌아온 여행이었다.


제주도 여행 후 우리 네 자매는 두 번의 여행과 한 번의 콘서트를 다녀왔다. 언니는 여전히 새 형부와 알콩달콩 잘살고 있다. 며칠 전 언니 딸인 현진이가 큰 이모를 만나고 싶다며 문자를 보내왔다. 갑작스러운 데이트 신청에 오만가지 생각을 하다 해넘이가 아주 예쁜 카페에서 만났다.

감동이다. 어린애 인 줄만 알았던 조카가 이모 퇴직을 축하한다며 제2 인생을 살아라며 책 두 권을 들고 왔다. 난 부끄러워 노안이 와서 활자 보기가 힘들다고 쫑알대며 받았다. 마치 정년을 앞둔 나 같아 어둠을 향해 가는 해를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는 나에게 조카가 부탁말을 한다.

"큰 이모 앞으로도 엄마랑 여행 자주 다녀주세요. 엄마가 아주 좋아하더라고요. 남동생만 있는 전 이모들이 너무 부러워요. 가끔 큰 조카인 저도 끼워주시고요. 이모^^"

언니를 닮아 눈웃음이 예쁜 조카 현진이를 난 두 팔 벌려 안아주었다.

네 자매 다음 여행은 3월이다. 학교에 근무하는 나 때문에 항상 방학에만 떠났는데 이젠 아무 계절이나 시간만 맞음 떠나기로 했다. 첫 번째 여행지는 수영복 들고 가는 나트랑이다.  어렵겠지만 큰 마음먹고 출렁이는 뱃살을 잘 정리해 봐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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