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은 죽지 않을 수 있다 : 계속기업의 가정
트럼프 정부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를 폐기할 것인가? 'E'만 영향을 부분적으로 받는다.
지속가능경영은 수십 년 전부터 얘기가 되고 있는 주제이며, 2020년 전후로 ESG로 많이 화자 되고 있다. 지속가능성, 이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라는 단어로 대표되었고, 공유가치창출이라는 CSV(Creating Shared Value)라는 용어도 있었다.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연구는 1950년 전후부터 다양한 용어로 진행되었으며, Triple bottom line이라는 개념으로 경제적, 환경, 사회적 성과 또는 이에 더하여 지배구조까지 논하며 Asset 4라는 틀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로 논의가 되고 그 이후 ESG라는 틀로 발전하였다. ESG가 국내, 국외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COVID-19 기간 이후부터이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의 보고서에서 실제 ESG 관련 투자 수익률이 해당 기간 동안 더 좋다고 얘기가 나온 후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미국의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도 Greedy 하다고도 평가받고 있는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에서 ESG가 투자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https://www.morganstanley.com/ideas/esg-funds-outperform-peers-coronavirus
https://www.jpmorgan.com/insights/global-research/esg/covid-19-esg-investing
한국에서도 자본시장연구원에 의하여 이와 관련한 연구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되었고,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아래와 같이 도출된 바가 있다.(출처 : Source : Park, Hyejin. 2021. “ESG Stock Performance amid Covid 19”. Capital Market Focus. KCMI( 자본시장연구원))
현재는 주가가 회복한 후 수익률에서는 오히려 친환경 기업들의 투자 성과가 저조하여 투자를 선도했던 블랙록 등 다양한 투자사들의 관심이 적어지며 대중들도 그냥 한 번의 유행이었나 보다라며 느끼는 분들도 많은 듯하다. 한 때 창업 기업들에 대하여 ESG 관련 교육이 매우 많이 진행되었다가 매우 사그라든 것도 이와 관련한 기조일 것이다.
ESG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의 키워드와 함께 시민들에게 다가가기에는 E를 중심으로 전개가 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유독 한국에서 이러한 현상이 '매우' 심하다고 생각한다. ESG는 계속기업의 가정, 지속가능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위험관리 체계로써 작동해야 한다. 실제 기업들의 경영성과와 기업가치를 흔드는 일련의 사건들은 대부분 Social과 Governance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예, Uber 성추행을 다뤘던 내부기업문화,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의 폭행,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남양유업 대리점 물품 강매 및 대리점주에 대한 폭언,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 등). E와 관련하여 RE100, 탄소배출권 등의 이슈가 항상 강조되고 있고,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와 동일하게 또는 더욱 중요한 부분이 S와 G임을 말하고자 한다. ESG의 활동들을 분류한 GRI, ISSB 표준안 등을 살펴본다면 수백 단위의 활동들이 기업이 지키기에는 많다고 느낄 수 있으며, 이 중 몇 가지 지표만이 탄소배출, 온실가스감축,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
관련 학계에서는 ESG가 재무성과나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E.S.G. 각 요소 별 재무성과나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이를 다시 업종 특성에 따르거나 조절효과를 가지는 다양한 요인들에 대하여 연구가 되었다. 나아가 국가 별, 산업 별, 재무성과의 종류, 기업가치 측정, 기업규모 별로 매우 세분화되어 연구가 되고 있으며 연구결과는 다양하다. 최근 국외에서는 ESG와 기업의 경영 및 혁신 전략의 Mix와 기업의 성과들을 살펴보고 있는 흐름이다. 연구들은 대부분 ESG 등급이 대기업, 상장기업 중심으로 발표되기에 국내외 상당수의 연구들은 중소기업, 벤처기업, 스타트업 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국내 회계학계는 현재 발표되고 있는 ESG 평가등급의 기반이 되는 정보 자체의 신뢰성을 계속해서 테스트하고 있다.
글로벌 관점과 달리 한국은 다양한 콘텍스트에서 유독 심하게 ESG=E의 프레임으로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분명한 것은 ESG = E.S.G라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것은 ESG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ESG=E에서 또한 기업의 E가 아니라 시민의 E를 주요 축으로 강조하고 있다. 분리수거 잘하기, 분리수거 시 껍질 벗기기, 아껴 쓰기와 같은 1차원적인 사례들이다. 기업관점에서 이행하기 어려운 Scope 1,2,3의 온실가스 관리, 용수관리, 생물학적 다양성, 공장 등의 세팅 시 환경적 영향 등 더 많은 E, 기업 내외부에서의 임팩트 관리, 의사결정구조의 투명화 등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최근 한국의 국회에서는 '상법개정' 논의가 활발한데, 이에 대한 핵심은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화이다.
기업의 관점에서 나의 연구팀과 다년간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ESG와 기술혁신이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몇 차례 살펴보고 논문을 게재한 바에 따르면 기업의 혁신과 연계할 때 S와 G가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도출된 바 있다. 2022년 HBR은 "It’s Time to Focus on the “G” in ESG(https://hbr.org/2022/11/its-time-to-focus-on-the-g-in-esg)" 아티클을 공개하였으며, 이때 이미 E.S.G 간의 불균형성에 따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제는 G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거버넌스라고 설명을 하면서 이다. 2024년 9월에는 "It’s Time to Unbundle ESG(https://hbr.org/2024/09/its-time-to-unbundle-esg)"의 제목으로 E.S.G. 를 구분하여 다가가야 하고, 측정가능한 관리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나는 미국으로 방문교수로 오기 전 600개 한, 미, EU 대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직접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Chatgpt의 GPTs를 만들었고, 이를 활용하여 ESG 기술경영 수업을 진행하였다. 많은 학생분들의 질문은 ESG가 미국의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될 수 있느냐였다. 나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답변을 드렸었다. 국제표준, 유럽, 중국 등의 주요 경제권의 움직임도 이미 시작되었고, 가장 결정적인 것은 ESG는 E만 있는 것이 아니라 S와 G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내에서도 이미 전통적으로 다뤄지고 있던 영역이다. 한국의 주요시장인 중국, EU에서 또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국에서는 S(사회)와 관련하여 기업의 보여주기식 지역봉사, 기부 등을 주로 얘기하지만 미국의 지역기업들조차도 Social impact 측면에서 기업의 임직원의 발전이 기업의 발전과 함께함을 가정하며 가장 먼저 제시하는 것은 시간당 임금, 임금의 발전가능성, 휴가 관련 제도, 육아 관련 제도 등을 명확하게 제시한다.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다양한 강점을 제시하며 배당금의 분배, 의사결정의 투명성, 세금을 투명하게 잘 낸다는 것도 주요 강조 포인트 중 하나이다. 환경 측면에서 업사이클링, 용수관리, 재생에너지 활용 비율 등도 기본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때 중요한 점은 대부분의 활동들은 '구체적인 숫자'로 제시된다는 것이다. 아래는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오레건주 포틀랜드시에서 시작한 로컬의 식품, 제품을 주로 다루고 있는 New Seasons Market이라는 지역 슈퍼마켓 체인의 내외부 Impact와 내부 직원에 대한 노력에 관한 공개 자료이다. 이 밖에 지역 기업이면서 글로벌 기업인 Columbia, Nike, Intel과 같은 대기업들은 더욱, 매우 자세하게 제시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금 생산 기업인 Newmont라는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 본사가 위치한 회사다. 광산 채굴이라는 환경오염을 시킬 수밖에 없는 비즈니스이다. 이 기업이 본인들의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어떻게 보여주고, 표현하는지를 본다면 한국의 기업들과 달리 현재 미국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대하는 자세를 알 수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발표가 될 때마다 주목하는 전 세계 대학의 랭킹을 제시하는 QS 랭킹에서 또한 ESG가 고르게 반영된 Sustainability 가 측정되고 있다. 주요 지표로 자리 잡고 있으며, 구분하여 순위를 제시하고 있다.
https://www.topuniversities.com/sustainability-rankings
추가적으로 미국의 각 대학들의 지속가능지표를 측정하며 캠퍼스의 등급을 측정하여 순위를 제시하기도 한다(예 : AASHE(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ustainability in Higher Education)의 STARS, 아래 링크 참조).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일정 이상의 교육을 대학에서 의무화하고 있기도 하고, 학문 간의 경계를 허물고 엄청난 규모의 Fund를 가지고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연구와 교육을 하고 있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Doerr 스쿨도 있다. (https://sustainability.stanford.edu/)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보자. ESG 경영을 표방하는 많은 기업과 지자체, 조직들이 '구체적 숫자가 없는' 정성적 표현으로, 다양하지 않은 활동 중심으로 얘기를 한다. 측정하고자 한다면 환경에서는 당장 데이터포인트를 위한 IT 등 관련 투자부터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고, 사회와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지표 수립과 관리가 더욱 체계적이어야 한다. 아직까지 의무공시가 턱 밑에 오지 않았으니 다양한 컨설팅 업체들과 함께 보고서를 쓰고 자율공시하는 수준에 만족하고 있으나, 글로벌스탠더드 및 의무공시가 갑자기 들이닥친다면 많은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ESG 관련 창업과 비즈니스모델과 관련한 다양한 경진대회, 스타트업 들이 많다. 말하고자 하는 사항은 일단 E.S.G와 관련한 앞으로 의무공시로 다가올 지표가 어떤 것이 있는지, 이 중 국내 기업들의 이해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지표는 무엇인지, 기업들이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지표가 무엇인지,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아이템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먼저 스터디해 보기를 바란다.
나의 전공이 관리회계 기반 기술경영이기에 기업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지표들과 연계한 R&D 포트폴리오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살펴본 바가 있다. 또한, 지역 기업이 scale up을 하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ESG의 활용, 그리고 디지털 전환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오늘 못다 한 얘기는 다음에 시간이 될 때 다시 게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