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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1.미국 로컬기업 쉬프트(Shipt)

앨라배마의 작은 아이디어, 미국을 휩쓴 배달 거인

by 지역이음이

오늘날 테크 업계의 담론은 종종 실리콘밸리나 시애틀, 혹은 중국의 거대 테크 기업들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흥미로운 전략과 주목할 만한 성장이 발견되기도 한다. 앨라배마주 버밍엄에서 시작된 Shipt의 이야기가 바로 그러한 사례다. 이 회사는 단순한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넘어, 지역적 특성을 영리하게 활용하고, '인간적인 접촉'이라는 아날로그적 가치를 디지털 플랫폼에 결합하며 성장했으며, 결국 대형 유통업체 Target에 5억 5천만 달러라는 주목할 만한 가치에 인수되었다. Shipt의 여정은 오늘날 커머스, 물류, 그리고 지역 경제 생태계의 교차점에서 중요한 전략적 함의를 던진다.



1. Shipt의 탄생: 온디맨드 물결 속 지역적 기회 포착


Shipt는 2014년, 빌 스미스(Bill Smith)에 의해 설립되었다. 당시 Uber로 대표되는 온디맨드 경제 모델이 부상하며 다양한 산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스미스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리테일 상품의 당일 배송이라는 기회를 포착했다. 그의 초기 비전은 특정 상품군에 국한되지 않았으나, 곧 "사람들이 다른 어떤 제품보다 식료품을 훨씬 더 자주 구매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핵심적인 시장 통찰에 도달하며 식료품 배달로 사업 방향을 명확히 했다.


창업자 빌 스미스는 Shipt 이전에 이미 휴대폰 사업, 소액 대출 사업, 선불 비자카드 사업(Insight Card Services, Green Dot에 매각) 등 다양한 사업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매각한 경험을 가진 연속 기업가였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어린 나이부터 사업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온 그의 배경은 Shipt의 빠른 실행력과 실용적인 사업 접근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는 Shipt 창업에 초기 자금 300만 달러를 직접 투자하며 사업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였다.


스미스의 기업가 정신은 몇 가지 특징으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그는 아이디어 검증에 있어 신속한 프로토타이핑과 시장 테스트를 중시했다. 단돈 1,000달러를 들여 앱의 목업 프로모션 비디오를 제작하고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을 통해 초기 가입자를 확보한 사례는 '린 스타트업'의 전형을 보여준다.


둘째, 그는 시장의 피드백에 따라 과감하게 사업 방향을 전환(pivot)하는 유연성을 보였다. 초기 광범위했던 배송 콘셉트에서 식료품 배달로 집중한 결정, 그리고 10명의 엔지니어들에게 이러한 변화를 설득하고 모두의 동의를 얻어낸 것은 그의 리더십과 적응력을 입증한다. 셋째, 그의 리더십 철학은 "올바른 사람들을 영입하고, 그들을 진심으로 대우하며, 비전에 동참시키는 것"과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추한 것이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투명성에 기반한다. 이러한 사람 중심적이고 투명한 리더십은 급격한 성장과 변화 속에서 팀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hipt의 주요 서비스는 명확하다: 소비자가 앱을 통해 지역 내 제휴 리테일 매장의 식료품 및 생필품을 주문하면, Shipt 쇼퍼(독립 계약자)가 대신 구매하여 원하는 시간에 문 앞까지 배송해 주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3자간 마켓플레이스(소비자, 쇼퍼, 리테일 파트너) 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소비자에게는 편리함과 시간 절약을, 쇼퍼에게는 유연한 소득 창출 기회를, 리테일 파트너에게는 추가 매출 및 온라인 채널 확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2. 고난과 극복을 통한 성장: '투박함'에서 '통합'으로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듯 Shipt의 초기 여정 또한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당시 리테일 업체들은 앨라배마 버밍엄에서 온 작은 스타트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고("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은 이걸 할 수 없을 것이다"), 초기 서비스 모델은 고객이 직접 픽업 주문을 하고 Shipt를 통해 다시 그 주문을 픽업해야 하는 "매우 투박한(really clunky)" 방식이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Shipt 쇼퍼가 모든 구매 및 배송 과정을 처리하는 완전한 식료품 배달 모델로의 변화였다. 이는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Shipt가 서비스 품질에 대한 통제력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만들었다. 3자간 마켓플레이스를 관리하는 복잡성, 즉 쇼퍼와 소비자 간의 균형, 리테일 파트너와의 관계, 경제적 실행 가능성 확보는 지속적인 도전 과제였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급증한 수요는 Shipt의 기술, 쇼퍼 네트워크, 지원 시스템에 대한 강력한 스트레스 테스트로 작용했다. 주문량 3배 증가, 10만 명의 신규 쇼퍼 고용 등 급격한 확장은 비대면 배송 도입과 같은 신속한 적응을 요구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Shipt는 단계적인 투자 유치(시리즈 A 2,000만 달러, 시리즈 B 4,000만 달러 등)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2017년 12월, Target이 Shipt를 5억 5천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Shipt는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3. 경쟁 우위: '인간적인 접촉'과 '지역적 틈새'


Shipt가 Instacart, Amazon, Walmart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포진한 시장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무엇인가? 필자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자 한다: '인간적인 접촉'이라는 차별화된 서비스 가치와, '지역적 틈새'를 공략한 영리한 초기 시장 진입 전략이다.


첫째, Shipt는 기술 플랫폼의 효율성만큼이나 '인간적인 접촉(human touch)'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빌 스미스는 "쇼퍼들을 잘 대하면 고객들도 행복해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서비스 품질의 중요성을 인지했다. Shipt는 쇼퍼 선정 및 교육에 공을 들이고, 대체 상품 선택 시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장려했다. 이는 단순히 효율적인 배송을 넘어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으로, 특히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서비스 산업에서 강력한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다. 'Shipt Summit Seeker Program™'과 같은 쇼퍼 보상 프로그램 역시 주문 처리량보다는 서비스 품질 지표를 기준으로 설계되어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한다.


둘째, Shipt는 초기 전략으로 경쟁이 치열한 대도시 해안가를 피하고, 상대적으로 식료품 배달 서비스가 부족했던 미국 남부 지역에 집중했다. 빌 스미스는 "샌프란시스코와 같이 기술 친화적인 곳에서 새로운 앱을 시작하면 나머지 미국 지역과 관련성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앨라배마에서 시작하는 것이 그토록 중요했던 이유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Instacart와 같은 자금력이 풍부한 경쟁자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미개척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먼저 구축한 이 '플라이오버 스테이트(flyover state)' 전략은 Shipt가 초기 단계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운영 노하우를 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Target의 인수는 Shipt에게 또 다른 경쟁 우위를 제공했다. Target의 방대한 고객 기반, 매장 네트워크, 자본력에 접근하면서도, 독립적인 자회사로서 Target 이외의 다른 리테일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지속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Shipt가 특정 유통사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하며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유연성을 부여했다.


4. 지역과의 연계: 앨라배마, 단순한 시작점을 넘어


Shipt와 앨라배마, 특히 버밍엄과의 관계는 단순한 창업지를 넘어선 깊은 상호 연관성을 보여준다. Shipt는 지역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2018년 881개 신규 일자리 창출 계획 발표), 지역 대학 및 기술 인큐베이터(예: Innovation Depot, Velocity Accelerator)와의 연계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주 및 지방 정부, 경제 개발 기관의 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앨라배마 주지사의 지원 약속, AIDT(앨라배마 인력 개발 기관)의 채용 및 교육 지원, 세금 공제 혜택, 버밍엄시와 제퍼슨 카운티의 재정 인센티브 등은 Shipt가 지역에 뿌리내리고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주목할 점은 버밍엄 기반의 Harbert Growth Partners가 Shipt의 초기 투자 라운드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지역 자본이 지역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보여준다.


Shipt 역시 지역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했다. "버밍엄 바운드(Birmingham Bound)" 이니셔티브를 시작하여 다른 기술 기업들을 지역으로 유치하는 데 힘썼고, 센트럴 앨라배마 커뮤니티 푸드 뱅크, 존스 밸리 티칭 팜 등 다양한 지역 비영리 단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식량 안보 증진 및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했다. Shipt의 성공은 버밍엄이 신흥 기술 허브로서의 명성을 굳히는 데 기여했으며, 이는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만들었다. Shipt의 이야기는 지역 생태계가 어떻게 유망한 기술 기업을 육성하고, 또 그 기업이 어떻게 다시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5. 기대되는 미래: 규모의 경제 속 '인간미' 유지의 과제


Target 인수 이후 Shipt는 독립적인 운영을 유지하며 다른 리테일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확장해 왔다. 전 CEO 켈리 카루소는 Shipt가 단순한 배송 서비스를 넘어 "세 번째 리테일 생태계"가 되려는 야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는 Shipt가 더 큰 플랫폼으로 발전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Shipt의 미래에 대한 핵심적인 질문은 이것이다: 어떻게 하면 훨씬 더 커진 규모에서도 그들의 핵심 차별화 요소였던 '인간적인 접촉'과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소규모 창업자 주도 기업으로 구축된 문화와 시스템은 대기업의 구조와 방대한 쇼퍼 네트워크 속에서 희석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대규모 조직에서 흔히 발생하는 관료주의, 비용 절감 압박, 표준화는 Shipt가 그토록 강조했던 개인화된 서비스 경험의 미묘한 차이를 약화시킬 수 있다.

Shipt가 지속적으로 쇼퍼 보상 프로그램에 투자하고 그들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도전에 대한 인식을 시사한다. 결국 Shipt 브랜드의 미래 성공은, 기술적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동시에, 서비스 문화를 효과적으로 확장하고 수십만 명의 쇼퍼에게 권한을 부여하여 '인간적인 접촉'이 단순한 마케팅 슬로건이 아닌, 고객 경험의 살아있는 현실로 지속되도록 하는 능력에 달려 있을 것이다.

Shipt의 사례는 실리콘밸리 중심의 테크 담론에서 벗어나, 지역적 맥락과 인간적 가치를 결합한 성공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로컬 커머스와 라스트마일 배송 시장의 진화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며, Shipt가 이러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이 글은 Google Gemini, Chatgpt, Genspark 등 인공지능과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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