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18-1. 세계 1위 캐비아, 중국 칼루가 퀸

1편 : '중국산' 편견을 녹인 검은 진주

by 지역이음이

'캐비아'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러시아의 차르, 이란의 왕가, 혹은 파리의 고급 레스토랑일 것입니다. '중국'을 떠올리는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럭셔리 식품 시장에서 'Made in China'라는 라벨은 품질보다는 의구심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전 세계 캐비아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장악한 기업이 바로 중국의 '칼루가 퀸(Kaluga Queen)'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파리의 미쉐린 3 스타 레스토랑 26곳 중 21곳이 이들의 캐비아를 사용하고, 독일 루프트한자 1등석에 독점 공급됩니다.


칼루가 퀸의 모기업 '항저우 천도호 순룡 과학기술(Xunlong)'은 불과 20년 만에 어떻게 '중국산'이라는 강력한 핸디캡을 극복하고 럭셔리 시장의 지배자가 되었을까요? 그들의 성공은 저가 공세가 아닌,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의 결과물이었습니다.


1. 기업 기본 현황: 천도호의 검은 진주


칼루가 퀸(Kaluga Queen)은 '항저우 천도호 순룡 과학기술 유한회사(Hangzhou Qiandaohu Xunlong Sci-Tech Co., Ltd.)'가 2005년에 론칭한 럭셔리 캐비아 브랜드입니다. 이들은 현재 전 세계 캐비아 시장의 약 30~35%를 점유하는 세계 최대의 캐비아 생산업체입니다.

흔히 브랜드 이름 때문에 항저우 '천도호(Qiandao Lake)'에 모든 시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략적인 이원화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천도호는 '브랜드의 상징'이자 청정 이미지를 담당하는 수상 양식 기지이며 , 실제 운영의 중심인 본사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현대식 가공 센터는 저장성 '취저우(Quzhou)'에 위치합니다.


2. 창업 배경: 시장의 공백을 파고든 과학자들


칼루가 퀸의 시작은 일반적인 창업과 다릅니다. 이는 '기술 스핀오프(Spin-off)' 모델에 가깝습니다. 창업자 왕빈(Wang Bin)은 다롄해양대학 출신의 연구원으로, 중국수산과학연구원(CAFS)에서 철갑상어 양식 기술을 연구했습니다.

창업의 결정적 계기는 2000년대 초, CITES(멸종위기종 국제거래협약)가 카스피해 야생 철갑상어의 국제 거래를 사실상 금지하면서 찾아왔습니다. 전 세계 캐비아 공급망이 붕괴되며 거대한 시장 공백이 발생하자, 왕빈은 연구실에서 개발한 인공 양식 기술의 상업적 가능성을 포착했습니다. 2003년, 그는 CAFS의 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최적의 입지인 천도호를 발견하고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3. 창업가의 기업가정신: '느린 창업'과 기술에 대한 집념


캐비아 산업의 본질은 '기다림'입니다. 철갑상어가 알을 낳기까지 짧게는 7년, 길게는 15년 이상이 걸립니다. 이는 빠른 엑시트(Exit)를 추구하는 현대 스타트업과는 정반대의 '느린 창업(Slow Entrepreneurship)' 또는 '인내 자본(Patient Capital)'을 요구합니다.

왕빈과 그의 연구원팀은 단기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세계 최고의 캐비아를 만든다'는 장기적 비전을 고수했습니다. 그들의 기업가정신은 기술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되었습니다. CAFS와의 R&D 연계를 통해 육종, 사료 개발, 질병 관리 등 핵심 기술 우위를 처음부터 확보한 것이 이 긴 기다림을 버틸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4. 주요 제품: '하이브리드'라는 전략적 선택


칼루가 퀸의 주력 제품은 '칼루가 하이브리드(Kaluga Hybrid)'입니다. 이는 암컷 칼루가(Huso dauricus)와 수컷 아무르 철갑상어(Acipenser schrenkii)의 교배종입니다.

이는 럭셔리 시장의 '순혈주의'에 도전하는 동시에 매우 영리한 산업적 선택이었습니다.

표준화: 하이브리드 종은 순종보다 질병 저항성이 강하고 성장 속도가 빨라 '대규모 표준화' 생산에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브랜딩: '중국산 벨루가'라는 2등 이미지를 피하고, '칼루가 하이브리드'라는 독자적인 카테고리를 창출했습니다.

효율: 성숙까지 8~10년이 걸려, 15~20년이 걸리는 최고급 벨루가보다 자본 회수(ROI) 측면에서 효율적이었습니다.

또한, 칼루가 퀸은 어체의 가치를 100% 회수하는 '듀얼 브랜드' 전략을 사용합니다. 캐비아는 'Kaluga Queen'이라는 럭셔리 브랜드로 수출하고, 부산물인 철갑상어 육류는 'Qiandao Xunlong'이라는 대중 브랜드로 하이디라오(Haidilao) 같은 내수 F&B 채널에 공급합니다.


5. 고난과 극복: 수온 위기, 그리고 편견과의 싸움


칼루가 퀸의 성장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그들은 두 번의 치명적인 위기를 극복해야 했습니다.

2005년 생산 위기 (Trial by Water): 2005년 여름, 천도호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양식 중이던 철갑상어가 대규모로 폐사하는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 뼈아픈 실패는 왕빈에게 '자연환경'에만 의존하는 것의 위험성을 각인시켰습니다.

극복: 그는 천도호를 브랜드의 '테루아'로 남겨두되, 기후 통제가 가능한 취저우(Quzhou)에 '육상기반 순환수 시스템(RAS)'을 구축하고 , 장시성(Jiangxi) 등 타 수계로 생산기지를 다각화했습니다. 이 '강제된 다각화'는 현재 칼루가 퀸의 가장 강력한 운영 회복탄력성이 되었습니다.

시장 진입 위기 (Trial by Prejudice): 2006년 첫 제품이 나왔을 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공동 창업자 샤용타오(Xia Yongtao)는 "'Made in China'라는 말을 듣자마자 즉시 거절당했다"라고 회고합니다.

극복: 칼루가 퀸은 B2C 광고 대신, B2B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신뢰 전이(Trust Transfer)'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그들은 루프트한자 1등석 바이어와 미쉐린 셰프들에게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제안했습니다. 품질에 자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전략이었습니다. 결국 루프트한자는 1등석 독점 공급업체로, 파리의 3 스타 셰프들은 그들의 핵심 고객이 되었습니다.


6. 경쟁우위: '산업화된 럭셔리'와 '신뢰'의 구매


칼루가 퀸의 핵심 경쟁우위는 '산업화된 럭셔리(Industrialized Luxury)'로 요약됩니다.

수직 통합과 규모: R&D(CAFS 연계)부터 종묘, 사료, 양식, 가공(15분 이내 공정 완료) , 브랜딩까지 모든 가치 사슬을 통제합니다. 이는 연간 260톤 이상(2024년 기준)의 캐비아를 일관된 품질로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와 '품질 표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신뢰의 객관화: '중국산'이라는 주관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칼루가 퀸은 '객관적 신뢰'를 구매했습니다. CITES라는 법적 의무를 넘어 , 획득 비용이 높은 HACCP, BRC(영국소매업협회), IFS(국제식품표준) 그리고 'Friend of the Sea' 같은 가장 엄격한 자발적 국제 인증을 모두 획득했습니다.


7. 지역과의 연계: '테루아' 브랜딩과 '제도'의 활용


칼루가 퀸은 지역 자원을 전략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자연자본 (Natural Capital): 천도호는 90%에 달하는 삼림 피복률과 오염원이 없는 청정 수질을 자랑합니다. 칼루가 퀸은 이 '깨끗함'을 캐비아의 '깨끗한 맛'과 연결하는 '테루아(Terroir)' 내러티브를 구축했습니다. 이는 '오염된 중국'이라는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서사였습니다.

제도자본 (Institutional Capital): CAFS와의 R&D 파트너십은 초기 기술 장벽을 낮춰주었고 , 2016년 항저우 G20 정상회담 공식 만찬에 제품을 공급한 것은 정부 차원의 강력한 품질 보증(Endorsement)이 되었습니다.

8. 기대되는 미래: 내수 시장과 새로운 격전지


칼루가 퀸은 두 번의 위기를 통해 생산 다각화(2005년)와 시장 다각화(2020년)를 모두 이루었습니다. COVID-19로 수출길이 막혔을 때, 그들은 즉시 중국 내수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눈을 돌려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했습니다.

현재 홍콩증권거래소(HKEX) 상장(IPO)을 추진 중인 칼루가 퀸 앞에는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Hubei Tianyi, Sichuan Runzhao 등 그들의 성공 모델을 모방한 강력한 후발 주자들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쓰촨 성 야안(Ya'an)은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했으며, 칼루가 퀸 역시 이곳에 신규 생산 기지를 건설하며 후발 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방어적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연구자의 집념으로 시작해 '메이드 인 차이나'의 편견을 깨고 세계 최정상에 오른 칼루가 퀸. 그들의 다음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칼루가 퀸이 어떻게 루프트한자와 미쉐린 셰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그들의 구체적인 B2B '신뢰 전이' 마케팅 전략과 경쟁사(Petrossian 등)와의 차별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겠습니다.


※ 이 글은 Google Gemini, Chatgpt, Perplexity, Claude 등 인공지능과 함께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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