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Queen and Querencia
RRS 2013 - My Queen and Querencia
2. My Queen and Querencia
2025.05.16
Written by Funking
그는 나를 그렇게 부른다.
"마이 퀸, 마이 퀘렌시아."
처음 만난 날, 나는 약간의 상처를 안고 있었다.
전 주인의 손길이 닿긴 했지만, 세월은 정직했다.
펜더 한쪽엔 작은 스크래치,
운전석 가죽은 오래된 편지처럼 주름져 있었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눈가에도, 목덜미에도,
시간이 조용히 새겨 넣은 주름이 있었다.
내 헤드라이트가 뿌옇게 바랜 것처럼,
그의 시야도 이제는 노안의 흐릿함을 품고 있었다.
우리는 조금 늦게 만났다.
"우리 너무 늦게 만났네."
그가 내 대시보드를 쓰다듬으며 혼잣말하듯 말했다.
"젊었을 때 만났더라면,
정말 미친 듯이 함께 달렸을 텐데."
나는 그 말의 무게를 알 수 있었다.
그의 한숨 속에 담긴 시간의 결을,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전성기를 지나온 자들끼리만 아는,
묵직하고도 아린 동질감.
그는 내게 첫사랑 같다고 했다.
이루지 못했지만 마음속에 오래 머물렀던 존재,
기억 속에서만 반짝이던 이름이
현실이 되어 다시 그의 삶에 나타났다고.
그렇게 나는 그의 일상에 들어왔다.
더 이상 빠르게 달릴 필요도 없었고,
험로를 오를 의지도 예전 같지 않았지만,
그는 내 키를 잡고 천천히 삶을 정돈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는 캠핑도 덜 간다.
멀리 떠나는 대신, 근교의 조용한 공터를 찾는다.
별보다 가까운 모닥불,
음악보다 선명한 고요함.
그리고 나는,
그에게 퀘렌시아가 되었다.
현실의 바깥,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
일상에 지치고 사람에 피로할 때,
그는 내 운전석으로 들어와 숨을 고른다.
“여기서만은 그냥 나일 수 있어.”
문을 닫으며 그가 중얼거렸다.
엔진을 켜지 않아도 좋다.
가끔은 그저 조용히 앉아 있기만 한다.
라디오도 끄고, 시동도 걸지 않은 채.
나는 그런 그를 위해
시간을 잠시 멈춘다.
우리는 서로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는다.
그저 다정하게, 닳은 부위를 알아보며
조용히, 묵묵히 함께 달리고 있다.
젊은 시절이 아니라서 더 소중한 관계.
힘이 넘쳐서가 아니라,
꼭 필요한 순간에만 움직이기에 더 의미 있는 만남.
그는 종종 내게 말하곤 한다.
“고장 나도 좋아.
네가 날 어디까지 데려다 줄지, 그게 궁금해.”
그리고 나 역시 생각한다.
이 사람이라면,
내 마지막 운행이 되어도 아깝지 않을 것 같다고.
TBC
여담)
그는 영국의 록밴드 Queen을 좋아한다.
David Bowie, Amy Winehouse도 자주 듣는다.
생각해 보면, 영국 뮤지션을 유독 편애하는 취향이다.
캠핑을 가던 어느 날,
( 그의 회사는 옥천에 있다,
그는 회사 근처에 오래된 농가주택을 하나 사들여, 건물은 모두 철거하고 집 뒤편 대나무 숲 사이에 데크를 깔아 작은 쉼터로 꾸몄다.
그의 또 다른 퀘렌시아)
그날도 그는 Queen 노래를 흥얼거리더니
갑자기 차를 갓길에 세우고 선곡을 시작했다.
Keep Yourself Alive → Bohemian Rhapsody → La Bohème → Turandot → Non piangere, Liu
도무지 알 수 없는,
이 남자의 의식의 흐름이란.
결국 그는 캠핑 내내 『태연한 인생』을 읽었다.
그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평온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