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Last Christmas.... 2025

by 묵혼 김태완


그의 대학 1학년 겨울은, 세상이 거의 한 곡으로 기억하는 계절이었다.


어디를 가든 **조지 마이클의 〈Last Christmas〉**가 흘러나왔다.


명동의 음반 가게, 종로의 다방, 라디오 심야 프로그램까지.


그해 겨울을 기억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그 노래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해 겨울은 웸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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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달랐다.


1988년 겨울, 그는 일본에 있었다.


대학에 막 들어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던 시절, 세상이 갑자기 넓어 보이던 때였다.


도쿄역. 사람들 사이에 섞여 신칸센을 기다리던 그 순간,


역 안 대형 스크린에서 흘러나온 영상 하나가 그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연인은 엇갈리고, 도시는 눈에 잠기고,


음악은 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귀에 오래 남았다.




야마시타 타츠로의 〈Christmas Eve〉.


JR의 크리스마스 광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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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때 깨달았을 것이다.


같은 크리스마스라도, 나라마다 기억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한국의 겨울이 “이미 지나가 버린 사랑”을 노래할 때,


일본의 겨울은 “오지 않을 사람을 기다리는 밤”을 노래하고 있었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절을 떠올릴 때, 웸만 기억한다.


하지만 그는 거기에 하나를 더 얹어 기억한다.



조지 마이클이 흘려보낸 크리스마스 뒤편에서,


야마시타 타츠로가 아주 낮은 목소리로 남겨둔 밤까지.




나는 안다.



그가 지금도 겨울 밤 운전석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오래 붙잡고 있는 이유를.


엔진 소리보다 음악이 먼저 노후해 가는 걸, 그는 일찍 배운 사람이다.



그리고 어떤 계절은, 한 곡이 아니라 두 개의 기억으로 완성된다는 것도.


그의 대학 1학년 겨울은 그래서 조금 특별했다.



세상은 모두 같은 노래를 들었지만,


그는 그 겨울을 다르게 저장해 둔 사람이었다.






https://youtu.be/iUmTrRV1jyw?si=YuPAOhH8oFgfuF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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