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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피디 Apr 16. 2023

곶자왈도립공원, 알뜨르비행장 격납고, 신창 풍력단지

역사의 현장 알뜨르비행장 격납고에서 애국심 발견

#제주한달살기_10일차

2021.02.03. 수요일 맑음


아이들과 제주에서의 일주일 여행 시작~~


일기를 쓰며 이런 저런 감정과 생각들을 하루하루 정리하다 보니 제주에서의 일상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낯선 곳에서 엄마, 아빠가 한 달 동안 살고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겐 모험심을 자극했나 보다. 온종일 재잘재잘... 웃음... 웃음... 먹고... 또 먹고...^^

아빠는 운전기사와 가이드 모드로~~ 엄마는 셰프와 사진기사로~~ 여행객 두 아이의 손과 발이 되어 주는 신세가 되었지만^^ 이 행복감은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힘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오늘의 일정>

1.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온라인 수업으로 1년을 보낸 아이들에게 좋은 공기를 선사하기 위해 숲속을 선택했다. 그런데... 개성이 강한 작은아이는 제주도로 이사온 여고 동창생을 만나 하루를 보내겠다며 가족과 다른일정에 나섰다. 이미 계획을 했던 터라 오늘은 큰 아이만 데리고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으로 향했다.

2시간 정도 숲속 길을 걸어 완주했다. 그렇게 울창한 평지로 조성된 숲길을 걷는 것도 처음이다. 곶자왈 이란 화상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불규칙한 암괴지대로 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곶’ 과 ‘자왈’의 합성어인 제주어라고 한다.

말그대로 불규칙하게 널려있는 지대에 끝이 보이지 않는 숲길이 형성되어 있었다.

재밌는건 곶자왈은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숲으로 그 가치가 높았지만 과거 제주에선 버려진 땅이었다고 한다. 경작이 불가능하고 개발로부터 격리된 땅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오히려 환경의 가치가 더욱 중요시 되고 있는 현재는 자연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곶자왈이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름 모를 야생 식물들을 소개해 주는 이름푯말이 붙어 있어서 이해를 도왔다. 제주에는 4대 곶자왈이 있는데 한경.안덕 곶자왈, 애월 곶자왈, 조천.함덕 곶자왈, 구좌.성산 곶자왈이 있다.


새로운 제주의 모습을 봤다. 곶자왈의 매력에 빠져 버렸다.

맑은 공기.. 아름다운 숲... 큰 아이의 카메라 누르는 소리가 많이 들렸다. ^^

운동화 보다는 등산화가 좋을 듯 하다. 잘 정돈된 나무데크도 있지만 돌길이 많다. 완주 하는데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우리는 사진을 찍으라... (V나무 찾기^^) 충분히 시간을 가졌다. 숲속엔 화장실이 없다. 2시쯤 들어가 4시쯤 나왔는데.. 나오면서 입장마감 안내판이 걸려 있어서 깜짝 놀랐다. 입장시간이 4시 까지다


2. 알뜨르(아래 벌판) 비행장 격납고


이 격납고는 사실 말로만 들었지 처음 가서 확인하게 되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제주도민을 강제로 동원해 만든 군용 비행기 격납고다. 서귀포 대정읍 모슬포 비행장에 비행기 격납고 20개를 만들어 숨기고, 모슬포 바닷가의 자갈과 모래를 철근 시멘트와 혼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폭이 20m, 높이는 4m, 길이는 11m인데 한 격납고엔 태평양 전쟁 기간 중 가장 알려진 전투기 제로센을 실물 크기로 형상화한 철로 만들어진 비행기 모형이 있어서 더 실감이 났다.

전쟁 당시에 일제가 제주도를 일본군 출격 기지로 활용했다는 역사적 사실과 더불어 제주도민을 강제 노역에 동원한 사실을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군사 시설 유적지로 현재 19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 중 10개는 국가등록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다고 한다.


넓고 넓은 밭에 격납고들이 위장을 한 듯 널려 있어 기분이 묘하게 안좋았다.

큰 아이는 주먹을 불끈 쥐며 태평양 전쟁에서 이런 이쁜 섬에 일본군이 주둔하고 있었던 것을 오해하고 미국이 원자폭탄이라도 떨어뜨렸으면 어쩔뻔 했냐며 분노했다.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황당한 사건이 어쩌면... 제주도에서도? 상상불가!!!

암튼 일본이란 단어 자체가 주는 느낌은 그냥 반감!!! 끝!!


3. 송악산, 형제섬, 산방산 드라이브~~

큰 아이가 여고시절 수학여행 때 가봤던 곳이라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에 들리면서 가까운 곳이라 사진만 찍고 왔다.  

송악산 4.3 유적지는 다음에 남편과 송악산에 가면서 들려 보기로 했다.


4. 신창 풍차 해안도로(풍력단지)


낙조가 아름다운 곳이다. 오늘은 일몰 시간에 정확히 맞춰 갔다. 지난 번 갔을땐 날씨가 흐려서 아무것도 보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말이다. 정말 아름다운 낙조를 카메라에 담았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해가 떨어지는 그 모습은 왠지 쓸쓸하지만 해지는 바다의 붉은 기운은

무언가 잔잔한 따뜻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내일 다시 떠오른다는 희망을 살짝 주기도 하니 무언가 낙조는 아쉬움과 설레임이 함께 공존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 태양은 매일 떠오르니까!


오전에 단독 행보에 나선 작은 아이가 비슷한 시간 그곳에 들려 사진을 찍었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텔레파시?

여고 동창생 단짝 친구가 제주로 이사 오면서 생이별을 했는데 1년 만에 친구를 만난다고 들떠 있더니... 친구와 만나 고등어 쌈밥도 먹고, 예쁜 까페도 가고, 한라산 소주도 마셨다며 9시에 데리러 오라고 좌표를 찍어줬다.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녀석!!!

친구와 간단히 한라산 소주 한 병을 마셨다는 딸램이를 데리러 제주도의 밤길을 달리는 경험도 남편과 내겐 그저 웃음 가득한 행복한 시간이었다.

수도권에 눈이 많이 내린다는 뉴스를 접했다. 모두 모두 눈 피해 없기를....


#제주한달살이_10일차 #제주곶자왈도립공원 #알뜨르비행장격납고 #송악산 #형제섬 #신창풍차해안도로 #12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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