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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을 위하여 Jan 14. 2023

이혼의 시작과 홀로서기 이해인 수녀님 만나다.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언제 만날까 날짜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새해를 지나 이해인 수녀님을 만나게 되었다. 1월 7일 토요일 새해의 첫 번째 토요일이었다. 그전에 나는 1주일 전부터 선물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꽃집에 가서 잘 어울릴만한 꽃으로 주문을 하였고 꽃집 사장님께서는 누구한테 하는 거죠? 묻길래 이해인수녀님께 드리러 갑니다. 하니 깜짝 놀라면서 유명한 분을 만나러 가네요. 하시면서 나를 아주 좋은 미소로 바라보셨다. 꽃집 사장님께서도 수녀님에 대해 잘 알고 계셨다.


다음은 집 근처에 있는 기능장 빵집가게에 가서 이해인수녀님께 드릴 케이크 주문과 수녀원분들께 나누어 드시기 좋은 것을 부탁드렸다. 사장님께서도 이해인수녀님에 대해 잘 알고 계셨다. 다음 장소는 대구에서 아주 전통 있는 국수 공장에 가서 소면을 샀으며 국수의 육수를 만들기 위해 건어물집에 가서 좋은 멸치를 샀다. 이제 어느 정도 준비를 다 마쳤다. 모임날 아침 나는 개인적으로 전단할 편지를 쓰기 시작하였다. 집에 편지지도 없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A4 종이에 직접 손으로 나의 마음의 글을 옮겼다. 두장으로 간단히 쓴 후 가방에 잘 넣어둔 후 준비한 것을 찾기 위해 차를 가지고 동네 한 바퀴를 빙 돌아서 트렁크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이제는 부산 수녀님이 계시는 곳까지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 후 출발을 하였다.


가는 길이 편안하면서 두근두근 거리기도 하였다. 대략 2시간 정도를 달리니 수녀님이 계시는 곳에 도착을 하였다. 이 날 독서모임 멤버들 6명과 함께 입구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내가 제일 먼저 도착하여 경비실아저씨와 이런저런 재미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멤버들이 도착하였다. 다들 얼굴을 보니 밝은 표정이었다. 잠도 제대로 못 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나 역시 일찍 깨어 준비를 했지만 여기오니 잠이 사라지고 없었다. 부산 내 진입 시 수녀님께서 카톡으로 잘 오고 있는지 물으셨다. 운전 중으로 답변을 드리기가 힘들어 조심스럽게 간단히 답을 하였다.


수녀님과 나는 서로 연락처를 알고 있어서 한 번씩 안부 인사를 드린다. 멤버들과 입구에서 서로 인사를 하며 수녀님이 계시는 곳으로 향하였다. 우선 나의 차에 있는 선물을 가져가야 하니 멤버들은 차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트렁크문을 여는 순간 멤버들은 우와 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이다. 이쁜 꽃과 빵, 케이크 등  그리고 국수와 멸치를 보더니 다들 웃음이 터진 것이다. 생각지도 못 한 선물이라서 황당했을 것이다. 멤버들은 돈 너무 많이 쓰셨는데요. 말에 나는 아무 말하지 않고 웃기만 하였다. 다들 도와준다며 하나씩 들고 해인글방의 장소로 향하였다.


내가 앞장서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무도 없었는데 수녀님 계세요?라고 말을 하니 한쪽 방에서 수녀님께서 나오시는데 밝은 미소를 지으시며 우리들을 반기셨다. 멤버들은 나보고 꽃을 드리라며 나는 꽃다발을 수녀님께 드렸다. 테이블 위 선물들을 하나씩 놓으며 이것은 국수이고 멸치입니다. 수녀님 좋아하는 단팥빵도 있습니다. 그 외 빵과 케이크도 직접 주문하여 가지고 왔습니다. 수녀님께서는 내가 국수를 좋아한다는 것과 단팥빵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나를 보며 궁금해하셨다. 수녀님께서는 옆방으로 가자고 하여 우리들은 자리를 옮겼다.


방 내부를 보는 순간 다들 입에서 우와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작은 선물부터 캘리액자와 책 등 문구점 이상으로 여러 종류의 선물로 가득하였다. 눈이 크게 커지기 시작하였다. 내가 가져온 꽃으로 멤버들과 함께 사인을 찍고 테이블에 앉으니 이미 수녀님께서는 우리들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 책과 여러 가지 선물을 준비하였고 직접 구운 쿠키도 있었다. 방문 시간은 2시간으로 수녀님께서 알아서 하나씩 진행하셨다. 시 낭송과 재미난 얘기들로 얼마나 웃었는지 몰랐다. 완전히 코미디 수준이었다. 이것이 행복인 것이다. 수녀님께서는 선물을 많이 받아왔지만 국수와 멸치는 처음이라며 나를 평생 안 잊겠다. 집에 참 잘하겠다며 멤버들도 비슷한 말로 전부 나를 보았지만 마음속으로는 감추고 있는 부분이라 난 그냥 조금요.라는 간단한 대답으로 순간을 넘어갔다.


시간이 점점 2시간을 채워가며 우리들을 데리고 수녀원 내 한 바퀴 걸으시며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사진도 찍고 마무리 시간이 되었다. 나는 내가 직접 적은 편지는 다른 사람  모르게 수녀님께 드리며 제가 떠나면 읽어 보시라고 하였다. 수녀님과의 마지막 인사말을 나누고 우리들은 수녀님을 배웅하며 자리를 옮겼다. 다들 내보고 너무 감사하다며 평생 볼까 말까 한 분을 추진하여 자리를 만들어 준 것에 감사함을 표현하는데 나는 그 말과 모습만 보아도 흐뭇하였다.


행복은 상대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으면 나는 성장하고 나에게 또 다른 행복으로 찾아온다. 멤버들은 내가 행동으로 옮겨서 결과를 만든 것에 대단함을 말하였는데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것은 맞다. 답은 간절함이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가 맞다. 나의 간절함이 수녀님을 움직인 것일 수도 있다.


수녀님과 함께 찍은 사진은 블로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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