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으로 살아온 시간이 꽤나 된다, 살아온 시간과 앞으로의 살아갈 시간이 있다. 어느 것이 많아질지 알 수 없다. 모임이 있어 참석하였다. 유일하게 활동하고 있는 독서 모임이다. 나 자신이 책을 본다는 게 믿기지 않을 일이지만 이혼이 많은 걸 가르쳤다. 지금의 나를 보면 이혼했는 게 맞냐고 물을 정도로 변하긴 했다. 과거 나의 모습은 알 수 없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볼 수없다. 볼 수 있다면 수정은 가능하겠지라는 생각은 해 본다. 이혼을 말하지 않아도 나의 어떤 행동으로 모임 등에서 내게 이혼여부를 묻곤 한다.
현재 부분적으로 알고 있는 이도 있다. 새로운 사람이 참여하게 되면 어떤 이는 나의 이야기에 독신이세요? 묻는다. 이 일은 며칠 전 있었던 이야기다. 다행히 옆에 있던 지인이 결혼했어요. 가정 있어요. 이 말로 즉시 나 대신 대답을 했다. 독신이라는 질문에 순간 웃음이 나왔지만 옆의 지인도 같이 웃게 되었는데 타이밍이 참 좋았다. 자연스럽게 위기는 넘길 수 있었다. 새로 참석한 분의 질문이 어쩌면 정확하다. 모임에서 입을 되도록 다물고 있는 편이다. 어떤 주제로 하여 이야기가 흘러도 듣기에만 노력한다. 상대에게 개인 가정사에 대해 묻지도 않는다.
나의 어떤 행동을 말 한마디 했을 뿐인데 어떤 이는 듣기만 하지만 때론 나를 훅 하고 치고 들어올 때가 있다. 그때가 내게 직접적으로 결혼여부나 이혼을 물을 때이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오랫동안 해 온 모임사람들도 나의 이혼을 알게 된다. 그 시간이 참 궁금하기도 하다. 지금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산다. 행복을 만들어 주겠다고 한 것이 나 이혼했습니다. 이 말에 점점 가까워진다. 현실의 직장은 이혼 아무도 모르고 있다. 나의 책이 출간되어도 모를 것 같다. 말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도 잘 살고 있다. 유일하게 활동하는 모임 사람들이 놀랄 수 있다.
책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출간글을 쓰고 있는 것도 나 스스로 이혼 공개를 하겠다고 이미 마음을 먹었다. 쉽지 않은 것이지만 다른 활동을 위해 이 관문을 통과해야 했다. 그전까지 나에게 이혼여부 물을 때 순간 태연한 척 거짓말을 해야 하는 나 자신도 노련하다. 아직도 내게 독신이세요? 묻는 일이 앞으로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어느 날부터는 솔직히 답 하는 날이 오겠지라는 생각을 해 본다. 독신이세요? 참 즐거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