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혼 시작의 알림 #9 혼란

by 홀로서기

이혼으로 하여 나의 사업체를 지금 기분으로 유지하기보단 이끌어 간다는 것은 무의미해져 버렸다. 지금 여기 나 자신이 있는 것 자체가 싫었다. 왜냐면 사업만 아니었어도 이혼을 하지 않을 거란 생각으로 너무나 나 자신이 싫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삶이 더 어려운 사람들도 살고 있다.



집의 식구에게 정말 못했는가?


이런 생각들이 나 자신을 짓누르는 기분 지금 생각하면 다시금 떠오르게 한다. 도대체 어느 것이 맞는 순서인지 모르겠다. 가장 싫은 날은 이혼하면서 사업체까지 포기하며 세상에 살아있는 존재가 아주 싫었을 상황이었다. 사무실을 나와 잠시 벤치에 앉아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나를 알아보며 인사를 했다. 서로 잘 알기에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

사무실로 들어가 나의 가방을 들며


“저 잠시 밖에 나갑니다.”


나의 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어디 갈 곳도 없고 편히 있을 곳도 없다. 시동을 걸고 차가 가는 대로 몸을 맡기기로 했다. 무작정 직진하듯 앞만 바라보면서 달리기만 했다. 옆을 보니 오늘따라 달리는 차들이 눈에 가시가 돋은 것처럼 성가시게 느껴졌다.


‘그냥 들이대기만 해 봐라’


이런 마음으로 운전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이 어찌 보면 제정신이 아니다. 한 놈 걸리기라도 하면 죽을 각오로 핸들을 움켜쥐고 있었다. 마음속에 먹구름으로 가득하여 죽음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이혼이 사람을 한순간 천하무적으로 만든다.


간, 쓸개 다 빼놓고 사는 사람, 어쩌면 제정신이 아니다. 아직은 법적인 서류상 이혼을 한 것은 아니지만 난 전처의 성향을 알고 있다. 이혼을 진행시켜 자기 목표대로 척척 맞추어 스케줄에 나를 포함시켜 준비 다 해 놓았다. 여자들은 헤어짐을 통보할 때 이미 많은 생각과 결정이 된 후 행동한다.


남자들처럼 그냥 욱해서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은 익히 여러 글에서도 본 적 있다. 나중에 전처의 입에서 직접 듣기도 했다. 딴생각하는 동안 차는 고속도로를 가고 있다. 목적도 없이 고속도로를 진입했으니 일단 서울행으로 차를 운전했다. 가고 있으면서 왠지 마음은 여기 사는 곳을 멀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혼 시작의 알림 #8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