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 것이 서울에 대학교 친구가 살고 있는 것이 머리에 갑자기 떠올랐다. 얼른 전화기에서 친구 이름을 찾아 전화버튼을 눌렀다. 전화 연결되는 음으로 신호가 갔다. 그 순간 만약에 받으면 무엇이라고 답을 해야 하나? 이러는 동안 전화기 너머 친구 목소리가 들렸다.
친구는 늘 내게 하는 말이 있다.
그 말은
“김 사장, 오랜만이야 어떻게 하는 사업은 잘되고 있냐?”
이렇게 대화를 시작한다. 이번에도 친구는 똑같은 목소리로 나를 반기듯
“김 사장, 무슨 일이야?”
“그냥 했어. 지금 너 있는 곳으로 가고 있으니 바쁜 것 아니면 알고 있어.”
친구는 이상한지 내가 이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닌 걸 알고 있다.
“무슨 일인데?”
“아무 일 없고 그냥 놀러 간다.”
친구는
“알았어, 조심히 와.”
전화기를 끊었다. 친구는 과거부터 전처를 잘 알고 있다. 연애할 때 친구 보러 둘이서 멀리까지 가기도 했다. 친구와는 서로 멀리 떨어져 지낸 지 오래되어 전혀 나의 행동을 예측을 할 수가 없다. 서울 길을 몰라 친구에게 주소를 받은 후 내비게이션 입력하여 지도를 보며 열심히 운전했다.
학교 졸업 후 친구는 서울의 위쪽인 김포에 자취하며 살고 있다. 대구에서 서로 학교를 나온 뒤 취업으로 하여 얼굴을 자주 보지를 못했다. 가끔 대구로 출장을 오게 되면 내게 들러 밥 먹으며 그동안의 생활을 서로에게 묻고 답하듯 세월을 보낸 친구이다.
서로 사는 가정사를 훤히 아는 친구이기에 오랜 기간 마음을 잘 나누는 친구 중에 한 명이다. 목적을 정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안정을 취한 듯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먼 거리를 운전하고 했다. 직업 특성상 사람 만나는 영업직으로 운전을 늘 밥 먹듯이 여기저기를 많이 다니기도 했다.
일요일이 되면 핸들을 잡기 싫은 것이 어떻게 보면 직업병이다. 운전 하나는 무사고로 잘하고 있어 현재 운전 경력은 25년이 된다. 이제 서서히 서울이라는 이정표가 가깝다는 것이 보였다.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차는 계속 직진을 하고 있었다.
서울 요금소가 보이고 계산을 하고 다시금 모르는 길이라 내비게이션만 뚫어져라 보면서 운전을 했다. 초행길이다 보니 화면의 화살표를 보면서 길거리 이정표를 보아야 했다. 눈동자는 여기저기 정신없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운전을 했다.
김포라는 이정표를 보는데 순간 마음속으로
‘이제 도착하는구나.’
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복잡하던 머릿속은 오는 동안 잠시나마 이혼 상황을 잊어버렸다. 도착하는 시간이 가까워져 마음은 답답하면서 그냥 전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거리로 가득 차 있을 때 내가 움직이거나 아니면 눈에 보이는 것들이 움직여야 한다. 답답함 마음이 그나마 뚫리는 기분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