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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춘천여행

새로움

by 홀로서기

이혼 후 긴 시간 여행을 해 본 적 없다. 일만 하며 살아온 인생이다. 이혼의 시간이 13년이나 흘렀다. 그동안 인생변화가 많이 생겼지만 어디론가 여행을 그럴싸하게 간 적 없다. 매번 돈도 부족했고 같이 갈 짝도 없었다. 휴가기간 멀리 계획해보려 하지만 회사일 때문에 예약을 못 한다. 일정이 늘 바로 코 앞이어야 알 수 있었다. 어디 놀러 간다. 계획처럼 안 되는 게 집 밖을 벗어나 멀리 훌쩍 떠나보는 게 어려웠다.


혼자 지인도 없는 곳을 다녀온다는 게 막상 해 보니 쉽지 않았다. 코로나 때 온라인을 접하면서 우연히 하나의 계기점으로 서울과 부산 여기저기를 다녔다. 그런 활동으로 타 지역을 다녔다. 새로운 사람들과 같은 공감대로 이야기 나누는 자리 참 좋다. 이제는 막연히 술 마시고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면 나와 잘 맞는 것을 찾았다. 새로운 시도는 새로움을 만든다. 한마디로 직접 스스로 의사 결정하여 실천하는 게 맞다.


책 이론 같지만 그동안 크고 작은 경험을 했다. 그런 시간을 모아 사람사이 관계를 만든다. 올해는 춘천을 갔다. 혼자 대구서 직접 운전하여 가장 먼 거리를 운전했다. 목적지에 아무도 없었으면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행히 사람의 매개체가 있다. 처음 보는 사이지만 그동안 수많은 데이터와 대화로 하여 부담을 줄여 최소한 양만큼만 남겨둔 채 갔다. 가보지 않은 도시였다. 각 도시마다 특색이 있다. 춘천은 조용하고 아늑했다.


이제는 다른 도시를 가더라도 많은 관광을 하지 않는다. 나이를 먹은 것인지 조용히 한두 곳만 살며시 나를 내려놓는다. 이런 시간이 남은 인생에 있어 참 소중하다. 잠깐의 시간을 멀리 춘천까지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 어디가 좋았다 보다는 나 자신에게 새로운 도전이며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게 중요하다. 사람은 반복적인 삶을 살지만 한 번쯤 이런 여행도 필요하다. 특별하지 않으면서 조용히 가져다주는 시간의 활용성 소중하다.


인생의 남은 시간 어쩌면 얼마 남지 않았다. 춘천 먼 여행의 시작이 다음의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든다. 삶은 스스로 개척하며 도전하는 길은 나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한 번의 경험이 끝이 아닌 시작을 의미한다. 춘천 여행은 좋은 기억으로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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