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일은 힘들다는 것도 알고 있다. 좋은 친분사이를 어색하게 만드는 것 또한 보험일이기도 하다. 선택 아닌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어디를 가고 싶은 곳도 없으며 누군가 내게 오라는 이도 없었다. 후배의 도움 아닌 손길이 마음을 결정하게 되었다.
내일은 어떻게 보면 면접 보는 날이다. 오늘 밤은 무사히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기도 했다. 잠을 오히려 제대로 못 자게 되었다. 보험일로 하여 약속이 잡혀 있다 보니 잠을 겨우 잔듯했다. 눈 뜨고 시간을 보니 오전을 가리키고 있었다.
점점 몸 상태가 백수를 말하듯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게 되었다. 밤에 잠이 오지 않아 컴퓨터로 이것저것 하다 보니 낮과 밤이 뒤 바뀌었다. 세수하며 눈동자를 보니 또렷하지 않았다. 살짝 핏기도 보이고 눈이 피곤해 보였다. 역시 사람은 잠이 보약이라 했다.
정상적으로 잠을 잘 자는 사람이 눈도 건강하고 다음날도 건강하게 하루를 맞이한다. 지금처럼 신경 쓰는 일이 있으면 잠을 깊게 못 잔다. 잠에 대하여 좀 예민한 성격이다. 잠자리를 바꾸게 되면 거의 밤을 꼬박 샐 때도 있다. 아무 곳에서 잠을 잘 자는 사람을 참 부러워했다.
현재는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집이 아니라면 잠을 깊게 못 자는 편이다. 어쩔 수 없어 웬만하면 잠은 집에서 자는 편이다. 세수 한 뒤 거실로 나와 머리 말리며 옷을 준비하고 전신거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정식 면접이 아니어도 일할 장소의 팀장이라고 했다.
학교 졸업 후 오랜만에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후배도 있으니 예의는 갖추어야 하는 자리로 거울을 통해 나를 보았다. 이혼이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지 얼굴을 보았다. 어두워 보이지 않으려고 미소 지어 보았지만 내 눈에는 억지 미소 같아 보였다.
사람의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