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을 다시 한번 보고는 신발 신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하늘은 날씨가 참 좋은 계절이지만 마음은 늘 흐린 날씨다. 언제 비가 올지 모를 일이다. 하늘을 한 번 더 보며 흘러가는 구름을 보았다. 멍한 표정으로 잠시 쳐다보며 마음을 다듬었다.
차에 탑승 후 시동을 건 뒤 서서히 출발시켜 도로를 달렸다. 밖을 바라보며 멍함을 자주 느낀다. 어느 한곳에 집중 못하는 것과 여러 가지 복잡 미묘한 것들로 마음부터 머리까지 가득 채우고 있다. 나사 하나 빠진 사람처럼 힘이 없이 보이는 삶을 며칠간 살고 있으니 누구라도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한다.
잡다한 생각으로 운전하는 동안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후배는 미리 나와 나를 반겼다.
후배는
“형, 잘 왔다. 며칠 동안 어떻게 잘 보냈어?”
얼굴과 입에서 좋은 표정으로 말이 즐겁게 나오는 게 이상하다.
“그럭저럭 보냈다.”
답하면서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처음 보는 사람이 내게 먼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고개 숙이며
“네, 안녕하세요.”
답을 한 뒤 지정해 준 자리에 앉아 가만히 있었다.
후배는 말을 시작했다.
“형, 이 분은 현재 보험 팀 소장님이다.”
나를 보며
“사전에 말씀드린 친한 형님입니다.”
서로 인사시켰다.
소장님은
“식사하셔야죠?”
내게 말 건네며
“네”
한마디 하고는 다시 입 다물고 가만히 있었다.
그전에 후배에게 나의 이혼이야기는 절대 하지 말아 달라했다. 미리 내용을 전달한 상태라 나 스스로가 긴장 아닌 긴장을 하게 되었다. 왜 그런 기분이 생긴 이유는 이혼으로 하여 나 스스로 작아지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