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고기로 준비된 상태였다. 배속에서 배고픈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코로 들어오는 고기 냄새는 후각과 함께 위를 자극시켰다. 혼자 며칠을 지냈으니 제대로 음식다운 밥을 먹지 못했다.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입속에 넣어 씹었다.
‘아 이게 고기 맛이구나.’
마음속으로 감탄사를 말했다. 고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이혼이 무엇이 길래 사람을 맛이 가도록 만들어 버렸다.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적당히 상황 보며 고기를 입속에 넣었다. 식사를 조금 하는 동안 소장님께서 내게 질문을 했다.
“과거 사업을 하였으며 영업업무를 하였다고 들었습니다.”
말과 함께 내 모습을 보았다. 예전 같으면 그래도 대표였다. 당당히 사람과의 상대에서 부담스럽지 않게 웃어가면서 말했다. 이혼으로 얼굴에 웃는 모습이 사라졌다. 과거의 업무로 질문했는데 왜 그렇게 작아지는 것일까? 스스로 그렇게 되어만 갔다.
이혼을 표시 내지 말아야지 하는 억지 모습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조바심만 생겼다. 마음에서는 모르겠지 하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 아닌 연기를 하게 되었다.
소장님의 질문에
“네 영업일을 조금 했습니다.”
이 말 한마디 하는 것이 밖의 세상에서는 처음이었다. 아직 이혼을 서류상 한 것은 아니지만, 곧 진행되어 마무리될 것이란 것을 알고 있어 숨기고 살고 싶었다. 아직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감추려고 하는 마음은 누구라도 같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혼의 사유도 제각각 다르다. 속이 빈 삶의 시간을 살 수밖에 없다. 을의 입장이 된다면 상처를 받은 만큼 마음이 더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