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의 밥이 다 되어 간다는 신호로 ‘쉬’ 소리를 낸다.
결혼생활 후 밥은 거의 하지 않아 먹을 만한 밥이 될지 궁금했다. 나머지 한 가지 동그랑땡만 구우면 된다. 먹을 만큼만 꺼내어 팬에 담은 후 같은 방법으로 간단히 구워내어 햄 담은 접시에 옮겼다. 결혼생활 4년뿐이지만 어릴 적부터 동생들을 위해 밥 준비하는 것이 습관 되어 요리에 관심 있는 편이다.
결혼생활 때 이것저것 새로운 음식으로 시도한 적 있다. 맛은 미완성이지만 그 대상은 전처였다. 맛보며 다음은 양념을 다르게 하여 부모님 밑에서 먹던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여러 차례 도전했다. 볶음종류는 기본이며 조림 요리도 했다. 파스타 요리도 만들어 먹었다.
대상이 있어 요리할 수 있었다. 지금은 나 혼자 먹는 정도이니 요리를 거부하게 된다. 이혼으로 심리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다. 발등에 불 떨어진 상황으로 밥이 잘 넘어가는 것이 이상하다. 출근 장소가 정해져 밥은 그나마 먹기 시작했다. 살기 위해 먹는 정도이다.
어떻게 보면 초등학교 학생도 이 정도 요리는 한다. 다 큰 어른이 이런 반찬으로 밥 먹는 것이 불쌍하기도 하다. 준비하는 동안 밥이 다 되었다는 알림을 알렸다. 얼른 다른 방에 있는 밥상을 가져와 요리한 반찬을 올려둔 뒤 밥공기를 들고서 밥솥을 열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 물이 너무 많아 밥이 아닌 죽이 되었다. 이것을 어떻게 먹지. 밥 담는 주걱이 없어 숟가락으로 퍼내었다.
담아 보니 ‘우와’ 이건 완전 죽이 되었다.
어릴 적 사용하던 밥솥과 지금 밥솥은 기능과 밥 하는 양이 다르다. 다음번 할 때는 물 양을 조금 더 줄이거나 쌀을 더 추가하기로 했다. 이혼 전에는 밥에 대해 관심도 없었다. 아내가 없는 삶이 이렇게 되었다. 밥이 어설프더라도 어찌할 방법이 없어 다시 할 수 없었다. 배가 고파 버리지 못했다.
그냥 먹기로 했다. 과연 맛있었을까?
죽이 되어 버린 밥이 맛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