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새로운 직업의 시작 #13 식사

by 김은한

어릴 적부터 가난한 삶에서 태어나 라면도 푹 퍼지게 먹었고, 특히 칼국수는 푹 퍼져야 맛있다는 어머니 소리를 들으며 사투를 버리듯 자주 먹었다. 시간 지나 이해하게 되었지만 아버지 경제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다. 어머니께서 직장 다니며 식구들에게 배 불리기 위해 했던 요리였다.


성인이 되어도 내 입에서 칼국수 먹자고 한 적 없을 정도로 극히 싫어했다. 죽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 죽은 몸이 아파서 입맛 없을 때 먹는다. 오늘 처음으로 한 밥은 죽 밥이 되어 그냥 먹었다. 마음 다쳐 아프고 어쩔 수 없이 상처 치료재로 먹어야 한다.


그래야 내 속병 났게 할 수 있겠지, 한 숟가락 먹기 했다. 2인분 죽 밥이 얼마나 많은지 다 먹을지 몰랐다. 씹을 것 없어 술술 먹어갔다. 준비한 반찬으로 먹었다. 계란을 바삭하게 구워 먹기 좋았고 햄은 자라면서 아주 많이 먹은 반찬이었다. 빨간 소시지가 맛있어 잘 먹었다.


이제는 그 자리를 햄으로 바꾸었다. 솔직히 더 맛있다. 씹으면 햄 맛의 느낌을 기억한다. 동그랑땡도 많이 먹으며 자랐다. 부지런히 먹은 음식 중 하나이다. 집안에서 제사를 지내며 동그랑땡은 제사상위에 올라가는 음식으로 먹는 날이 많았다.


지금은 간단히 쉽게 할 수 있어 선택했다. 영양가는 어떨지 모르지만 입에서 맛있으면 그만이고 배만 부르면 좋았다. 김을 꺼내어 싸 먹으려 했지만 죽 밥 되어 바삭한 김 맛은 어디 가고 없다. 눅눅하며 짭조름한 소금 맛으로 먹었다. 죽 밥과 기름진 반찬 김이 한몫을 했다.


이렇게 살게 될 줄 몰랐다. 밥도 거의 다 먹었고 준비한 반찬은 남김없이 먹었다. 배고파서 죽으로는 부족하여 반찬으로 배를 채웠다. 마지막 숟가락과 젓가락을 놓았다. 배가 급히 부르지만 완전히 깨끗하게 다 비웠다. 식탁 없이 밥상 위에 차려진 밥 먹은 후 자연스럽게 몸은 뒤로 넘어갔다.


밥 먹기 위해 자세도 힘들고 배부르면 등이 나를 부른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그대로 누워 천장의 전등만 보고 있으니 너무 편했다. 잠시 스스로 생각에 잠기어 본다.

보험이라는 직업이 현재 내게 잘 맞은 걸까?


돈이 필요해서 아무것이나 선택한 것이 아닌지, 참 여러 가지로 복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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