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새로운 직업의 시작 #16 어머니

by 김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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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어머니께서는


“괜찮나.”


그 말속에 여러 가지가 포함되어 있다. 자세히 묻고 싶겠지만 아마도 다른 말이 먼저 떠오르게 된다. 경상도 말투는 어쩔 수 없다.


아무렇지 않은 듯


“그래 괜찮다.”


어머니께서는


“밥은 먹고 다니나.”


“그래, 밥 해서 먹었다.”


어머니께서는


“무엇으로 먹었지?”


그 순간 멈 짓했다. 어머니께서는 주부이면서 평생 밥과 함께 살아왔다. 그만큼 옛날에는 가난했고 밥이 생명처럼 귀했다. 밥 먹었냐고 인사하는 것이 현재에도 습관처럼 하게 된다.


“그냥 간단히 해서 먹었다.”


반찬이라도 있는 것처럼 말하고 싶지만 사실대로 말했다.


“냉장고의 반찬은 정리하여 상한 것은 버리고 남은 것이라곤 김치뿐이며 슈퍼 가서 계란, 김, 냉동식품 몇 가지 사서 먹었다.”


어머니께서는


“밥은 할 줄 아니?”


살짝 놀라는 마음은 있었지만


“밥을 처음 하여 죽이 되었다.”


어머니께서는 잠시 머뭇거리셨다.


“네가 엄마 집에 들어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엄마, 나 스스로 어떻게 해 볼게 그리고 엄마한테 부담주기 싫다. 결혼해서 나가 살았으면 다시 들어가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내가 알아서 할 게 그리고 정말 하다가 부족한 게 있으면 말할게.”


이혼한 것만으로도 부모님한테 죄지은 기분이다. 특히 어머니에게는 더더욱 미안함이 생겼다. 어느 날 결혼하여 어른이 된 건지, 아니면 어릴 적부터 어머니 힘든 삶을 보며 자란 영향이 크다. 어머니의 마음은 어떨까 싶다. 잠시나마 부모라는 역할을 해 보았다.


우선 식구들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조금 한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이 꿈이었지만 어설프게 일찍 끝나버렸다. 어머니도 내가 잘 살길 원했다. 이혼이 많은 세상이고 자녀를 결혼시켜도 늘 자식 걱정하다가 이 세상 떠난다고 한다. 말을 깊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어머니 마음도 많이 아프겠지만 내 마음이 더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더 이상 말을 길게 늘여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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