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가 알려주는 책 제작 팁
첫 책 만드는 법 / 김보희 / 유유
축구 선수와 코치
대학원생과 사수 혹은 교수
가수와 프로듀서
회사 직원과 상사 혹은 동료
배우와 감독
그리고 작가와 편집자
(이 책을 단어 퍼즐로 바꾼다면 이런 느낌이 들 것 같다)
이전까지 편집자라는 직업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길 때도, 책 제목 / 작가 / 출판사 이렇게 작성할 뿐,
편집자의 이름은 작성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이 완성되는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의 긴밀한 파트너가
편집자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 책 제목 / 작가 / 편집자 / 출판사 이렇게 쓰기로 다짐했다.
판권면에 적힌 어떤 편집자의 이름은 그 자체로 믿을 만한 독서 큐레이션이 되기에.
-추천의 말, 김신지("기록하기로 했습니다"작가)-
가능성을 찾는 과정 / 출간을 판단하고 결심하는 과정 / 모든 게 처음인 작가와 협업해 집필하는 과정
김보희 편집자는 책을 만드는 과정을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눈다.
가능성을 찾는 과정에서는 먼저 "내 뇌 캐비닛"을 만든다.
김보희 편집자뿐 아니라 무라카미 하루키도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먼저 관심 있는 키워드들을 떠올리고, 머릿속에 캐비닛을 상상한다.
그리고 캐비닛에 키워드를 하나씩 넣고 닫는다. 이게 "내 뇌 캐비닛"이 된다.
하루키는 키워드를 잊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말라며 이렇게 조언한다.
"까먹으면 애초에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캐비닛이 어느 정도 차면 키워드를 이용해서 그물을 제작하고 펼쳐둔다.
들어오는 많은 인풋들을 내가 만든 그물로 걸러내며 소스를 정리하는 것이다.
SNS에서 피드 산책을 하거나 강의, 워크숍 등을 찾아다니다가도
그물이 없다면 좋은 아이디어들이 그대로 흘러 나가기 때문에 그물이 중요하다고 한다.
내 나름대로 환경, 로봇, 돈이라는 키워드로 그물을 만들었더니 최근에 이런 생각들이 걸려들어왔다.
뷔페에서 밥을 먹을 때 잔반이 너무 많이 남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며 돈을 버는 기업은 없을까?
제주도 해안에 밀려오는 폐어구들을 치우는 것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는 없을까?
산불이 크게 번지기 이전에 감지할 수 있는 방법이나 기술은 무엇이 있을까?
*편집자는 작가를 탐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물을 상상하고 나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목적으로 그물을 상상하여 그 종류가 다르기는 하지만 기획을 하는 데 있어서 "그물"이라는 상상이 괜찮은 방법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관심사에 대한 작가의 가능성이 발견되면 다음으로는 출간을 판단하고 결심하는 과정으로 넘어간다.
여기서부터는 판단할 것이 많아진다. 이때 편집자는 적합성, 상업적 가치, 그리고 개인적 가치를 판단해본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출판사의 방향, 독자들이 원하는 방향에 대한 예상, 다른 상품과의 경쟁력, 예상 판매 부수, 편집자 스스로 출간 리스트에 넣고 싶은지,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자랑할 수 있는지 등이 있다.
많은 것들을 신경 써야 하지만, 편집자가 아닌 작가의 입장에서 바라본, 편집자가 판단하는 요소들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작가의 역량이라 생각했다. 단순히 글을 잘 쓴다거나 혹은 해당 분야에서 인정을 받는 사람인지만 필요한 게 아니다. 편집자는 작가가 스스로의 생각을 얼마나 글로 잘 표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책을 완성시키기까지 끈기와 신뢰가 얼마나 있는지를 평가한다. 책이 없는 작가의 경우 편집자가 이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브런치나 블로그와 같은 공간에 작가가 쓴 글들이 있다면 편집자 입장에서는 쉽게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이게 작가의 입장에서는 편집자에게 어필하기 좋은 기회이다!
그렇게 출간을 결심하여 작가에게 제안을 하고 승낙이 되면 드디어 모든 게 처음인 작가와 협업해 집필이 시작된다. (시작하기까지의 긴 여정에 대해 김보희 편집자는 작가와 편집자가 만나기까지는 온 우주의 힘이 필요하다고 표현한다.) 이제부터는 신뢰와 지지가 중요해진다. 편집자와 작가는 많은 피드백을 통해 책을 완성시키는데, 서로에 대한 인정과 믿음이 없다면 피드백들이 원활히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보다 원활히 하기 위해 김보희 편집자는 스프린트 마감 방식을 제시한다. 작가마다 작업하는 스타일이 다르기는 하지만, 작가의 스타일에 맞게 기간을 정해 정기적으로 만나서 피드백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둘 사이의 호흡이 맞춰지게 되고, 보다 안정적으로 초고를 완성시킬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작가들이 편집자에게 자주 표현하는 다음과 같은 고민에 대한 조언도 해준다.
'자신은 특별한 사람도 아니고, 이 이야기는 별 것 아닌데 누가 보겠느냐.'
또 자신의 일이나 노하루를 담은 책을 쓰는 전문직 작가의 경우 그 분야에 자신보다 유명하고 뛰어난 전문가들이 훨씬 많은데 책을 내도 될지에 대한 걱정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소개한다.
지금 시대는 그 분야의 왕 한 명만 있는 세상이 아니라,
골목마다 골목대장이 서 있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모베러웍스' 유튜브의 모춘-
- 세상의 모든 것이 기획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나만의 고유한 기획의 그물을 가져야 한다"
- 책을 내는 궁극적인 가치는 그것을 누군가와 함께 읽고, 보고, 느끼는 데에 있기 때문에 단순히 표현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닌 소통의 도구가 되어야 한다.
- 의지가 있다면 계속 쓰기. 계속 쓰되 혼자만 읽지 말고 블로그나 브런치등 사람들이 드나들고 편집자가 찾을 수 있는 곳에 글을 꾸준히 올리기
-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일단 걸어가 보자. 느리더라도 확실한 걸음으로
*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이라는 책이 하나의 소설을 중심에 두고 작가, 편집자, 독자, 비평가의 시점으로 기술한 책이라고 한다. 책을 쓰는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싶다면 읽어볼 만할 것 같다.
편집자의 입장에서 책을 출간하는 내용을 보니 문득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아니, 아주 작은 골목의 대장이 되어 보고 싶다.
"자율 주행"
전문가가 아니지만 어떻게 자율 주행을 개발하고 구현했는지
작년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적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