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잠재우는 법
불편하다. 감정이 불편하고, 답답하다.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관계가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나는 옳은데, 상대가 옳지 않은 것 같다. 누구라도 붙잡고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다. 내가 옳다는 말을 들으면 맘이 편해질 것 같다. 이게 나의 방식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옳다한들 나와 맞서는 가족은 둘이라 그들이 나에게 그르다 하면 곧 내가 그르다. 이것 또한 방식이었다. 내 생각을 감추고 거짓으로 내가 미안하고 내가 잘못 생각한 거 같다며 굽혀야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망할 소속감은 개나 줘라.
가면을 벗어라. 거짓 생각에 숨지 말아야 한다. 소속감을 느끼는 순간 다시 그들이 잘 못하고 있음을 계속 생각하게 된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반응해라. 잘못되었음은 오래전부터 알았고, 그들이 묶어놓은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즐겁지 않은 연극을 하려고 거짓으로 너네가 맞다고 인정하고 끼어들기를 바랐다.
겁내지 마라. 숨지 마라. 여태껏 해 왔던 패턴을 바꾸려면 불편한 시간과 감정을 견뎌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돼라. 아니 그냥 원래의 내가 하는 말을 잘 귀 기울이면 된다. 나는 원래 이렇게 생각했는데, 나를 제외한
가족들이 이렇게 몰아세우니 나를 접어야 할 수밖에 없었다. 소속감? 제외? 소외감?
끼워 준다 한들 느끼는 건 매 한 가지였다. 답답한 건 마찬가지고, 서로 다른 생각은 좁힐 수 없었다. 이제부터 아무도 나와 생각을 같이 하지 않는다 해도 견뎌라.
그냥 다 까고 너는 너 갈길 가라. 나는 내 방식대로 살아가겠노라. 이별선언을 해야 한다. 가족이었니, 마음은 그게 아니니 울고 불고 하지 말고 감 하게 그냥 까라. 나이 이 만큼 먹고, 숨기고 돌리고 있는 척 없는 척하지 말고, 미안하다고 하지 말고, 내가 너무 했다고 빌지 말고, 나는 내 생각이 있어서 말했는데, 그걸 너무 했다고 받아들이고 그쪽도 움직이지 않겠다고 하면 나도 같은 입장을 취할 것이다.
나는 어떤 갈등 상황에서도 먼저 사과하는 쪽이다. 그래야 평화가 온다고 생각했다. 서열을 생각해서도 나는 위에 나이 좀 더 먹은 언니라 생각해서 그랬다. 망할 엄마가 계속 그렇게 생각을 심어줬다. 엄마 딸은 달랐다. 언제나 불편한 대화를 시작하는 쪽은 나였다. 나도 불편해도 참아야겠다. 그냥 나도 가만히 있으련다. 불편해도 그냥 있으면 되는 거니까.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먼저 움직이는 쪽이 항상 패배감이 드는 건 엄마딸은 알까.
엄마를 갈등대상에서 제하고 나니 한 명이 더 나타났네. 정말 지겹다. 왜 번갈아가며 나를 못 잡아먹어 안달일까. 상대는 내가 이상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겠지. 내가 피도 눈물도 없고 이기적인 인간이라 생각하겠지. 지금은 그 생각을 바로 잡아줄 애정도 없고 에너지도 없다. 그냥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해라. 둘이서 잘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