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탐구

그들은 왜 잘 맞을까

by Min kyung

나는 여동생이 하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달랐다. 다른 것이 당연하겠지만, 너무 확연히 달라서 확연한 비교대상이 되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말이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하고 나면 야단을 맞거나, 수용이 거부되거나, 핀잔을 듣는 것은 못 견뎌했다. 예전이라 칭찬을 해 준다는 문화도 어색했고, 엄마는 기껏 한다는 칭찬이 '역시, 큰 딸이네' "언니답다' "언니라서 그런지 양보도 잘하고 역시 큰 사람이다'는 어색한 말만 했다. 그런데 이 칭찬들에는 함정이 있다. 듣고 나서도 걸쩍지근하다는 것이다. 사실 나 스스로 생각할 때 나는 그렇게 착한 아이가 아니었다. 나는 그냥 평범한 아이였는데, 거기다 착한 아이의 프레임을 씌워 버리면 그것처럼 부담스러운 것이 없다. 그래서 후에 알게 된 것이지만 칭찬을 할 때는 성격이나, 성질이나 원래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성과나 잘한 일에 대해 칭찬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죄책감 드는 칭찬, 너무나 부담스러웠다.


동생은 외향적으로 보인다. 아버지가 주로 하시던 말씀이 동생이 여서일곱살 되었을 때 온 동네 가게문을 열고 '안녕하세요, 우리 아버지가 배 내리셔서 돌아와요"라고 알리고 다녔다고 했다. 아주 자랑스러운 듯이.

아버지는 특별하다는 단어를 좋아했다.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동생이지만 너무 특별해서 자랑스러운 듯이 많이 말씀하셨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랑은 상관없는 존재였고, 기질이 너무 대립되어 나는 두 살 터울 난 동생이 너무도 싫었다. 하지만 기질이 센 동생은 나를 잡아먹을 것처럼, 자기주장이 너무 강한 아이가 되어 갔고 성장 과정 속에서 마냥 현실을 헤쳐나가야 하는 괴물 같은 존재가 되어갔다. 상대방이 바라지도 않는 친절을 베푸는 사람, 남의 취향을 무시하고 자기 것이 더 우월하다고 말하는 사람으로 변해갔다. 그러든지 말든지.


남의 말을 수용하지도 듣지도 않는 엄마, 나의 감정은 수용이라는 것이 부족한 데서 나온 것이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으니 내가 속한 이 가족을 얼른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없었다. 공교롭게도 엄마와 동생은 성향이 비슷하고 서로 아끼고 위하고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거기서 나는 가족인데 겉도는 묘한 소외감을 느꼈다. 후에 이 점을 털어놓아도 인지도 자각도 없는 사람들이 나의 이런 감정을 수용하는 자세를 가진다고 말은 하지만 그런 척하는 정도뿐이었던 것 같다.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는 능력도 현저히 떨어져서 우리 가족의 상태를 그냥 중간정도라고 본다. 내가 생각할 때 우리는 그냥 서민이다. 크게 물려받을 재산도, 직업도 그냥 보통보통인 그냥 서민이다. 아버지가 집 팔아해 준 돈으로 영국 유학을 다녀와서 강남 어디 큰 미용실에 일을 잡은 동생은 그 뒤로 아주 높으신 분이 되어갔다.



그들은 왜 잘 맞을까를 고민했다. 내가 볼 때 우리 엄마는 한평생을 어떤 생각으로 살았는지가 의심이 되게 아무 생각이 없다. 아인슈타인이 말한 생각 하면서 살지 않는 사람은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할 때 두 번째, 사는 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우리 엄마다. 물론 환자다. 하지만 그전에도 이상하게 비논리적인, 겉과 속이 다른 위선적인 모습을 볼 때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이상하게 무식하고 용감한 막무가내스타일을 혹시 아는가?


그게 바로 우리 엄마의 모습이다. 동생은 종종 엄마를 지적하긴 하지만 나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아버지와 마찰을 일으킬 때도 아버지가 엄마에게 불만하던 요인은 그런 것이었다. 정리 정돈하지 못하는 것, 본인이 미용실을 운영함에도 일일 매출, 월 배출이 집계불가인 것 등 정리하고 체계적인 것은 빵점이었다. 그리고 본인이 일하던 작은 미용실 뒤편에는 항상 지저 분한 쓰레기들과 음식물 쓰레기에 날파리, 곰팡이들이 함께였다.



지금 지내는 집의 모습도 이와 유사하다. 정리정돈이 불가한 상태. 버리지 못하는 습관, 제자리에 놓지 못하는 습관들이 모여서 지금은 내버려 두면 쓰레기 집이 될 것 같은 상태이다. 그냥 안타깝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7년째이지만 집의 정리 구조는 아버지가 해 두신 그대로 있다. 어느 하나도 본인이 버리거나 정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묵혀온 가족에 대한 감정문제로 작년 여름에 한국에 갔을 때 정신과를 갈까 생각했었다. 엄마에 대한 분노와 갈등을 더 이상 매일 폭발시키는 상태가 나도 싫었다. 해결이라기보다 그들이 잘 못되었음을 진단받고 싶었다. 나의 너무 오래된 것을 이제는 버리고 싶었다. 그러던 중 나는 인생에서 아주 중대한 전환점을 맞는다. 내 모습과 생각을 한 타인이 내가 주로 하던 방식 그대로 나에게 비난하고 퍼붓는 사건이 터졌다. 나는 두 달 동안 집 밖 출입을 자제했다.







내가 이 가족에 태어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들과 연을 맺게 된 이유가 있다고 했다. 그것이 나의 참회해야 할 잘못이라면 더 이상 그들이 잘못되었다고 하지 않겠다. 다만 이번 생을 잘 마무리하로 다음생에서는 절대 어떤 인연으로 든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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