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리자, 내 속이 왜 이리 불편했나
사실 사건이 일어난 지 18시간 정도 경과했다. 나는 단지 자리가 불편했고 분위기가 어색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알아냈다. 마음이 가시방석에 있는 것처럼 불안한 이유를 찾아내게 되었다.
어제저녁은 이곳과 먼 지역으로 떠나게 된 지인을 송별하는 자리였다. 몇 아는 이웃들과 저녁 겸 작은 술자리를 가졌다. T와 F의 논란, 나의 작은 고민들도 가끔은 털어놓는 정도의 마음속 거리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어
떠한 상황에서는 공유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렇다고 많은 부분을 공유하는 것은 아닌 정도라고 설명하고 싶다. 때로는 가까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또 아니기도 한 그런 관계의 사람들.
맥주와 소주잔이 오고 갔다.
소주잔을 기울이다 약간 남은 소주잔을 들고 오길래 '깔지 말고 마셔'라고 했더니,
"이 언니 들이대네" 이런 대답이 왔다.
순간 당황한 것 같다. 나는 이런 순간이 발생하면 얼음이 되고 만다. " 그게 어떤 의미야?"라고 꼭 한 번 짚어야 했다. 물론 그녀도 그 순간 선을 넘은 건 사실이다.
나는 원래 속이 넓지 못하다. 아주 사소한 일로 기분이 상하곤 한다. 하지만 완전 선을 넘는 경우가 있었어도 나는 "지금 말씀하신 것이 무슨 의미인가요?', 혹은 "어떤 의도로 그런 말씀하신 거죠?"라고 한 번을 말하지 못했다.
나의 예민함때문에 자리 전체가 망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얼음 되는 상황을 조금만 지나고 나면 다른 이들은 아무 일 없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선'을 넘는다고 표현한 경험이 이제 몇 번 되는 것 같다. 그럼 알아야지. 또 한 번 온다. 반드시 올 것이다. 다음번이 올 것이라고 나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분명히 상대에게 말해야 할 순간이 온다. "그게 무슨 말이니?", 혹은 "어떤 의미로 그런 말하는 거야?"라고 꼭 짚어 말해줘야 하는 포인트가 반드시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순간을 위해 다시 정신 차려야 한다.
그 사람이 나에게 악의가 없이 말했다 하더라도 태도는 분명 잘못이 있는데 내가 일깨워 주지 못했다. 혹 그것이 말습관이라 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불편했다면 그것은 어떤 의도로 말을 했는지 알아야 한다.
관계가 때로는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다가 또 유리처럼 금이 가기도 하고, 이런 일로 인해서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방심하지 말고, 깨어있자. 분명 막아야 할 순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