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은 사이가 좋을 수 없다

원가족과 애틋한 감정 유효기간은 딱 3일

by Min kyung

아버지 제사가 다가온다. 한국은 너무나 더운 여름 중에서도 한가운데 있다. 아버지 제사에 맞추어 한국을 꼭 방문한다. 내가 해야 할 일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그리고 엄마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나의 힘은 더욱 절실하다.


엄마와 잘 지냈다. 내가 한 일은 엄마는 만족스러워하기도 하고 고마워하기도 했다. 동생님이 오기 전까지. 누구보다도 엄마를 끔찍이 생각하는 동생은 동생이 아니라 동생님에 더 가깝다. 엄마가 그분을 그렇게 모시고 그렇게 대우한다. 그 꼴이 그렇게도 눈꼴셔서 못 봐주겠다. 그들이 딱히 잘 못한 게 아닐 수 도 있다. 둘이서 사랑하는 것이 무슨 죄이겠는가. (동생님도 여성분이다)


딱 3일이다. 그동안은 서로 사랑하는 것 같고 서로 위해주는 것 같다. 이렇게 더운 날 제사 준비를 하는 딸을 위해 시간절약하며 제사장을 보는 것을 도와줄 수 도 있지 않은가. 동생이 거리가 있는 시장을 다녀오는 다녀오는 동안 내가 가까운 장을 보러 가자 하니 그분이 올 때까지, 그분이 지시사항을 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다. 이 순간에도 자동적 생각이겠지만, 아무리 환자이지만 이건 너무한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면 엄마는 집에 계시라고 하고 혼자 뜨거운 햇볕샤워를 하면서 시장을 다녀왔다. 장을 보고, 음식을 장만하는 것이 은근히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정확히 말하면 좀도둑이 자주 드나드는 집 환경이 걱정되어 집을 비우지 못하겠다는 말이었다. 더 정확히는 그 도둑님은 엄마의 상상 속에 계시는 인물이고, 집 안에 무언가 없어질 때마다 도둑님이 소환되었다. 상상 속에 인물이 두려워서 일을 지연시킨다는 생각에 분노가 일었으나, 다시 생각해 보니 일단은 움직이지 않겠다는 말이 동생님을 기다리겠다는 말이었다. 이래저래 저런 분이 나의 엄마라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다시 일었다. 판단의 날이 다시 춤을 추었다. 용기도 없고, 자신의 행동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도 못하는 사람이 나를 낳아주신 엄마였다. 그래, 삶을 대하는 그러한 태도도 일관되게 살아오시면 말년을 저런 상태로 맞이하게 되겠구나. 나는 다른 사람이다. 나는 두려워하지도 않겠다. 어느 것도 내 앞에 와도 두려움을 극복하겠다.

분노와 나에게 하는 강한 다짐이 동시에 일어났다. 나의 엄마가 못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용서하고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는데 문제의 핵심은 엄마가 그 분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서 나는 그 관계에 포함될 수 없었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 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제로다. 그리고 문제라고 인식할 확률도 제로다. 그럼 나는 내 문제를 그냥 안고 가는 수밖에 없다. 엄마는 늙고, 병들고, 지난 세월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그 앞에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런 존재가 된 것이다. 이게 나를 평생 따라다닌 문제였고 답답했고 어느 누구도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아마 왜 이런 감정을 느끼게 행동을 했는지 인식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도 입을 닫자. 더 이상 말 할 가치가 없지 않은가. 15살의 나처럼 지금 나도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존재에게 나의 인정을 내어주고 싶지 않았다. 굳이 내가 없어도 된다. 굳이 내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하기 때문이다. 나는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면 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노잉(kno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