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고질적인 증상이 있다. 병은 아니고, 고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특이할 뿐이다.
24시간 내에 머리를 감아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두통이 온다. 머리가 지끈 지끈 하다.
머리숱도 많아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릴 적에는 이 증상이 단지 머리가 무거워져서 오는 증상인 줄만 알았다.
30년 경력을 가진 미용사 엄마도 내가 머리가 무겁다고 하면 당장 가위를 들고 와서 잘라버렸다. 그렇게 나의 어린 시절과 내가 불만을 크게 갖기 전까지 내 사진은 바가지 머리나 단발이 전부였다.
한 때 엄마가 해 주는 스타일이 싫었던 나는 그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쳤다. 미용실 집 딸이 다른 미용실을 다니며 절대 엄마에게 나를 맡기지 않았다.
내 머리의 비밀을 알게 된 건 몇 년 밖에 되지 않는다. 여러 샴푸를 쓰다가 조금 가격은 나가고 세정력은 좋은 샴푸를 쓰게 되었다. 40년 만에 어깨를 넘는 길이의 머리카락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미용사가 가르쳐 준 팁이 아니었다. 어쩌다 알게 된 비밀이었다. 이로 인줘 야한 배신감과 아무리 우리 엄마지만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자.
나에게 올라오는 생각을 정리하지 않으면 꼭 그들이 나에게 나쁜 영향을 내뿜는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이 답답해지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는 글쓰기를 어떤 이유에서건 며칠 못 하고 있었다. 어떤 주제건 어떤 것이건.
시시콜콜한 사건도 후련하게 내뱉고 나면 후련하다. 글 쓰기를 하기 전엔 누군가를 붙잡고 얘기를 했어야 했다. 나의 말을 들어달라고, 나는 이런 답답함이 있다고.
그래서 머리를 꼭 24시간 안에 감아야 두퉁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것처럼, 내 머릿속에 쌓이는 것들을 치워줘야 한다. 문자로, 스토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