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들은 말 중 가장 마음이 벅차오르는 말이었다.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내 인생이 그렇게 뒤틀린 것도 아니고 크게 굴곡이 많은 인생은 아니었지만 항상 마음속에 품고 사는 뭔가 뜨거운 것은 있었다.
어린 시절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 살았다. 지독하게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엄마와 아버지가 열심히 노력하시는 덕에 어린 나이에는 잘 모르고 살았다. 하지만 확실히 우리는 서민이었다. 엄마가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생계가 유지되었다. 아버지는 멀리 배를 타고 나가는 직업을 가져서 아버지도 벌이가 괜찮았지만 가족과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는 생활을 끝까지 견디지는 못 하셨다.
육지생활과 떨어져 오랜 기간 지낸 아버지는 내가 초등 5학년 때 배를 내려서 다른 사업을 찾으셨다. 사실 이때부터 돈만을 쫓아가는 아버지에게 돈이 찾아 올리는 만무 했다. 멋진 한방을 찾는 아버지에게서 돈은 점점 더 멀어졌다. 아이들은 커가고 돈이 들어갈 곳은 규모가 점점 더 커지기만 했다. 살림은 더욱 쩌들어 갔고, 아버지의 이상과 현실 간의 충돌은 아버지는 더욱 괴롭혔던 것 같다. 갈수록 좁아지는 집의 크기는 사춘기를 지나는 나의 마음을 더욱 옳아 매기만 할 뿐이었다.
내가 결혼을 결심할 당시 내가 살던 집은 방이 두 개였다. 하나는 아버지가 계시고 하나는 성인 3명이 같이 사용했다. 사위 될 청년에게 면이 서지 않았던 아버지는 나의 결혼을 미루고자 하셨다. 이때 나의 목표는 단 하나, 이 집구석을 탈출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를 교육시켜 주시고, 곱게 길러주시고, 내가 잘 되기만을 바래주신 부모님의 마음에는 깊은 감사의 마음이 있다. 하지만 나도 탈출의 마음을 가졌을 때는 하루 이틀 쌓아온 마음이 아니었다.
그곳을 탈출해 온 지도 20년이 지났다. 사위도 집을 사는데, 자존심에 심하게 타격을 받은 아버지는 급하게 경매로 나온 집으로 이사하시고 거기서 돌아가셨다. 그리고 최근에 엄마도 그 집에서 이사를 했다. 그분들은 아무 대비도 하지 않으시고 열심히 사신 것 밖에는 책임이 없다. 한 편으로는 그 책임을 묻고 싶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지금도 인생을 잘 못 살고 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내 인생이 빛날 수 있고, 정말 나의 상상 속에 내가 된다는 말이 가장 설레고 좋다.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물론 힘이 들고, 어려운 작업을 견뎌내야 하지만 그것이 가능하기만 하다면 그것만큼 인생이 판타스틱 다이내믹한 신나는 곳이 아닐까.
이 한마디가 내 마음 어디를 꼭 집었는지도 알 법하다. 바꾸고 싶었다. 내가 인생 밑바닥까지 나라는 인간이 어땠나는 보고 나니, 더 내려갈 곳보다는 한번 바꿔보자는 마음이 더욱 강하게 든다. 할 수 있단다. 바꿀 수 있단다. 그러나 힘이 든단다. 계획을 세워야 한단다. 그리고 차근차근하면 된다는 말이 나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