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집엔 아들이 둘이다. 옆집 사람과 얘기를 나눠 본 적은 없지만, 아들이 둘이고 나이터울이 많은 아이들이라는 것은 안다. 그리고 간간히 그 집의 갈등이 벽을 타고 들릴 때가 있다. 물론 귀 기울여 듣지 않아도 큰 소리는 벽을 뚫고 자연스럽게 들릴 때가 있다. 그 집 큰 아들은 우리 집 둘째와 같은 영어학원에 다닌다. 초6-중1쯤 되어 보이는 그 아들은 아마도 사춘기인가 보다. 하루는 엄청 크게 들리는 소리가 있었다. "나가라고!"
절규에 가까운 소리였다. 소리보다도 메시지가 더 마음에 남는다.
난 전직 학원 영어 강사였고, 직장을 그만두고, 해외로 나와서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자그마치 8-9년을 끊어질 듯 안 끊기듯 영어를 붙잡고 있었다. 영어를 전공하고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지만 한국에서 교육받아 한국 아이들에게 가르쳤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상적으로 영어가 자연스럽게 나오기까지는 많은 양으로 영어에 노출이 필요하다. 모국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생각하면 자연스럽다. 그 과정을 학습을 통해서 하려면 하루에 장시간 영어로 하는 학습을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학생이 아니고 주부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영어를 향한 애정이 있어야 하고 어떤 핑계도 영어 앞에서는 작아져야 한다. 이 부분을 설명하자면 기니까 다음 편에 하기로 하자.
하지만 영어는 영어일 뿐, 수단일 뿐 수단이 목적이 되고 나니 종착지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부족한 것을 채우는 중이다. 누군가는 나더러 영어수업을 하면 좋겠다고 한다. 나 스스로도 언어가 나의 재능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단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나를 막고 있는 느낌이 들긴 하다. 나는 또 다른 일이 있다. 다단계 사업이기도 하고 아직은 시작단계라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한다.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그 조직에 들어가면 그 일만큼 좋은 일은 없다. 또 오랜 나의 친구는 나를 교회에 오라고 열심히 전도 중이다. 내가 많이 힘들었을 때 그녀의 도움을 받아 상담선생님과 지금 하고 있는 독서 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많이 깨달았고, 지금도 성장 중이다.
영어 수업을 하면 좋겠다, 사업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 교회로 오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내가 더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조언을 하고 있다. 그 마음은 알 것 같다. 요즘에 나에게 오는 이런 충고들이 불편했다. 마음에 가시가 콕콕 박히는 느낌이었다. 그들 모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또 교회를 간 친구도 처음엔 내가 하는 독서모임도 같이 했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받는다. 하지만 그들 모두 나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불편했던 것 같다. 내가 참을 수 없는 한 가지가 바로 나의 영역으로 막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건강한 공격성이 가동된다. 그들 모두에게 "나가라고!"를 외쳐야 할 순간이다. 내가 마음의 준비가 될 때, 그게 무엇이 되었든, 내가 마음 편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나의 방식이다. 조금 가 보다가 수정할 일이 생긴다 해도. 그때 나의 마음이 아주 편안한 방향으로 나의 진로를 정할 생각이다. 지금은 아니다. 어느 것도 아니다. 그래서 나는 마음속으로 아니면 그들을 향해 외친다. 나가라고, 나의 영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