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적으로 나를 위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
머리카락
엄마가 미용사였지만 초등시절 내내 나는 바가지 머리를 고수해야 했다. 가위 든 우리 엄마는 내 머리카락을 몽땅 짧게 잘라놨다. 물론 본인이 관리하기 어려워서였다.
나도 사람인데 원하는 머리 모양이 있는데, 엄마는 동네 미용사여서 그런지 당최 그 모양이 안 나왔다. 시내 나가서 머리를 하고 왔다. 엄마는 이런 머리 하지도 못하지라고 보란 듯이 절대 그녀에게 머리를 맡기지 않았다.
이유는 또 있다. 내 나이 40이 넘어서도 긴 머리는 나에게 금기였다. 머리숱이 많아 머리가 어깨길이만 넘으면 두통이 왔다. 시중가 보다 조금 더 나가는, 조금 더 세정력이 좋은 샴푸로 바꾼 후 문제는 사라졌다. 미용사 엄마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다.
그리고 단 하나, 규칙이 있었다. 24시간 이내에 머리를 감아야 한다. 두피에 쌓이는 유분이 통증을 유발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하면서, 참고로 나는 어깨길이 넘는 길이로 3-4년째 유지 중이다.
운동
운동은 매일 한다. 매일 1시간,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번갈아 가면 매일 한다. 운동을 하는 사이에는 그전에 일어났던 일은 잊는다.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다. 유산소, 조깅하고 걷는 동안에는 자기 계발 관련된 방송이나 책을 낭독해 주는 방송을 듣는다. 기분전환도 되고 다시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아서 좋다.
이젠 습관이 되어서 빼먹는 날이면 답답하다. 지금이 딱 답답하다.
글쓰기
머릿속에 생각이 올라온다. 이젠 남들과 수다 떨 수 없다. 남편 험담, 자식과 관련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했었다. 하지만 이젠 그게 다 무슨 의미가 있고, 목적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막 수다가 도움이 된다지만,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나도 받아 쌓아 놓을 수는 없다. 싸서 갖다 버려야 산다. 차오를 땐 명치가 답답하다. 오늘 남편과 나눈 대화는 남편이 가진 두 가지 마음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때로는 자신이 많은 것을 원하기도 하고, 때로는 과연 원하는 것을 모두 다 가질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나에게 말하기도 한다. 나는 그것이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하나만 해라. 한 가지만 생각해라. 저기 위에서 듣는 양반도 혼란이 오니, 원하는 것은 하나만 말하여하고 조언해 줬다. 갱년기를 슬기롭게 잘 지내길 바란다.
나의 딸과 나의 남 펴는 화법이 비슷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것 같다. 때론 강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때론 굉장히 약한 모습으로 듣는 사람이 혼란스럽다. 물론 그들 자체가 맘 속이 혼란을 갖고 있어서 그렇겠지만, 그냥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너네 마음을 잘 들여다봐라. 진짜 원하는 건 뭐니?
혓바닥 운동
말하기? 아니다. 외국어 연습이다. 아마 오랜 시간을 거쳐 연마해야 하는 악기 연습이나 운동, 기술 연마 등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만족스러운 경지까지 갔다면 최고의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다이어트도 마찬가지 일거다.
나는 영어전공자다. 지금 세상에 전공자임을 밝히는 것이 대단한 일도 아니다만, 외국어를 학습으로 해야 하는 한국의 현실을 알고 있고, 외국어를 습득하는 과정을 다 해 봤다. 글로 배우는 영어도 해 봤고, 그 영어가 정말 방법도 잘못되었고, 습득시간도 턱없이 모자랐음을 체험했다.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
그래서 영어 책을 붙잡고 1시간씩 혀 운동을 해 준다. 매일은 못 한다.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목표가 생기면 매일 1시간 정도 영어라고 생긴 걸 붙잡고 읽고 녹음한다. 그리고 들어보고 수정하고 또 읽는 과정을 반복한다. 내가 말한 것이 잘 들리거나 혀가 부드러워지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까지 가면 느낌이 온다. 혓바닥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군.
이 모든 것들을 하루에 다 해 낼 수는 없고 느낌이 올 때, 필요할때는 꼭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산다. 병이 아니고, 나를 살게 하는 방법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