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집이랑 주택이랑 뭐가 다르다는 거야?

콩트로 푸는 절세 이야기 2 -- 사실상 용도에 따른 주택 구분

by 장순영

“내가 다시 월급쟁이를 하면 손에 장을 지진다.”


박성규는 아내에게 그렇게 큰소리치긴 했지만 벌써 두 달째 전전긍긍하고 있다. 샐러리맨의 꽃(?)이라는 부장 직함만 10년째 달고 회사 일은 혼자 도맡아 하다시피 해왔지만 결국 그렇게 바라던 임원 진급 문턱에서 권고사직을 당하고 말았다.

퇴직 후 두 달여간 오른 산만 스무 군데가 넘는다. 이제 관악산은 눈을 감고도 오를 만큼 길이 훤하다. 아닌 게 아니라 이젠 초조하다 못해 정신이 혼미하다.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었다.

- 아, 무얼 하면 좋단 말이냐.

연주대 정상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봐도 도무지 시원하지 않다. 나이 마흔일곱.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 있어 사는 데는 큰 걱정이 없지만 놀고 지내기란 정말 죽을 맛이었다. 내내 직장을 다니며 봉급생활만 해온 터라 사업이나 장사는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았었다.


- 그렇지만….


박성규는 더는 이렇듯 무료하게 세월을 낚으며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야, 인마! 넌 아파트에 상가까지 갖고 있으면서 뭐가 힘들다고 죽을상을 짓는 거야.”

소주 한잔을 다시 홀짝 들이키고 신세 한탄을 하자 고향 친구 이진철이 복에 겨운 소리 늘어놓지 말라면서 핀잔을 주었다.

이진철은 다니던 회사에 스스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진작 봉천동에 생고기 집을 냈었다. 처음엔 고전하기도 했지만 타고난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이젠 내로라하는 요식업체 사장이 된 것이다. 갈 때마다 손님들이 바글바글했다.

“아파트든 상가든 하나를 팔아서 뭐든 네 장사를 해봐.”

“장사?”

“그래, 네가 보다시피 나도 해보니까 할 만하더라.”

“…….”


이진철은 모아놓은 재산을 움켜쥐고만 살기엔 아직 너무 젊다면서 자신처럼 음식점을 내보라는 쪽으로 권유했다. 박성규는 이진철이 한 말에 솔깃했고 그의 말에 대해 신중하게 장고長考를 거듭하는 중이었다.

- 장사를? 내가 할 수 있을까.

박성규는 장사 경험이 전무해서 쉬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 부분은 이진철이 많은 도움을 준다고 했으므로 일단 문제 삼지 않아도 될듯했다.

박성규는 그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경험을 축적하면 문제 될 게 없을 거라는 쪽으로 점점 생각을 굳혀갔다.

- 그래, 인생은 도전이라고 했어. 내가 언제 도전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살았던가.

관악산에서 내려와 다시 이진철을 만나고 돌아온 박성규의 표정은 달라져 있었다. 이미 확고한 결심이 섰다.

“여보, 우리 음식점 한 번 해볼까?”

“음식점이요?”

“응, 이 상가든 아파트든 팔아서….”

아내는 흔쾌히 동의했다. 박성규는 자신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과감한 아내를 보자 소심하기만 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것이었다.

“팔게 되면, 어떤 걸 팔죠? 아파트를?”

아파트는 지금 전세를 줘서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 분양받은 후 단 한 번도 입주해서 살아본 적이 없었다. 아이들이 자립할 정도가 되면 아내와 오붓하게 살려고 예정했던 공간이다. 그걸 장사하려고 팔자니 쉽게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 그렇다면 이 상가를?

재래시장 인근에 있는 3층짜리 상가건물은 비교적 낡기는 했지만 1층과 2층에서 꼬박꼬박 임대료가 나오고 있어 대학에 다니는 두 아이의 학비와 생활비에 보탬이 되는 중이다. 더구나 3층은 처음 지었을 때부터 네 식구의 생활 터전이다. 교통편도 꽤 좋은 편이라 큰 불편 없이 살아오고 있었다. 박성규는 상가를 처분하는 데도 고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신 생각은 어때?”

아내와 상의를 거듭하며 심사숙고한 끝에 박성규 부부는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

- 그래, 까짓것. 아파트는 나중에 돈 벌어서 더 큰 걸로 사지, 뭐.

두 달 후. 생각했던 것보다 약간 모자란 가격이긴 했지만, 아파트가 팔렸다. 다행히 살고 있는 세입자가 사들여 그다지 번잡한 절차 없이 처분할 수 있었다.

박성규는 아파트를 처분한 돈과 퇴직금, 일부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드디어 어엿한 생고기 집 간판을 걸기에 이르렀다.

몇 달간 장사해보니 돈의 가치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직장생활을 할 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힘든 날들의 연속이었다. 수면도 부족했다. 음식 재료를 준비하고, 손님들을 맞는다는 게 보통 곤혹스러운 노동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직 적자 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할 무렵, 박성규는 세무서에서 날아온 납부고지서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 커지고 말았다.

“아니, 이게 뭐야?”

느닷없이 날버락을 맞은 기분이다. 고지서에는 양도소득세 7,000만 원을 내라고 적혀있었다.

즉시 세무서로 전화를 걸었다. 1가구 2주택으로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었다는 말을 듣고 박성규는 세무서 직원을 나무랐다.

“난, 집이라곤 그때 팔아치운 아파트 하나밖에 없단 말입니다. 세무서에서 이렇게 마구 세금을 고지해도 되는 거요?”

그러나 박성규는 세무서 직원이 하는 말을 듣고 세무서로 달려가야 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 건물은 말 그대로 상가란 말입니다. 건축물 관리대장에도 엄연히 그렇게 되어있고요.”

박성규는 공부公簿상에 상가 건물로 등재되어 있으므로 1가구 2 주택으로 인한 양도소득세 문제는 전혀 없을 거라 판단하여 신고도 하지 않았고, 염두에도 두지 않았었다. 건물 일부를 주거용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세금을 더 낼 일은 없을 거라는 게 박성규의 상식이었다.

“건축허가서나 등기부보다 우선하는 게 실제 용도입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거든요.”

세무서 직원은 주택이라는 걸 몹시 어렵게 설명하는 거였다.


- 도대체 뭔 소리를 지껄이는 거지? 주택이라면 집을 말하는 거 아냐?

1세대 1주택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적용 문제에 있어서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건물이면 주택에 해당한다면서 건축허가서 상의 내용이나 등기 내용과는 관계없다는 거였다.

“3층에서 쭉 살아오셨잖습니까, 즉 건물 일부를 거주의 목적으로 사용하셨다는 게 처분하신 아파트를 포함해서 1세대 2주택을 보유하셨다는 거지요.”

어렴풋하게나마 양도소득세 1세대 1주택에 대한 개념이 정리된 박성규는 안타까움이 더했다. 진작 이 부분에 관심을 갖고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내지 않아도 될 7,000만 원이었기 때문이다. 수년간 주민등록상의 주소지가 상가 3층으로 되어있었다.

“아파트를 양도하시기 전에 조금만 신경을 쓰셨더라도….”

박성규는 세무서 직원이 덧붙이는 설명을 들으면서 마치 그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아파트를 처분하려고 했다면 3층 용도를 미리 점포로 변경하고 주민등록이라도 옮겨놓았어야 했다면서 입맛을 다셨다.

“사실상의 용도가 드러난 이상 저희도 달리 도와드릴 방도가 없군요.”

박성규는 풀이 죽어 세무서를 나왔다.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처음에 세무 공무원들의 한심한 업무능력을 탓하다가 끝에 가서는 그렇게 사정하며 비굴하게 묘수를 얻어 내려 했던 자신이 한심스러워 하늘을 올려다보기가 민망했다.

- 제기랄! 장사도 잘 되지 않는데….

박성규는 7,000만 원이면 등심이 몇 인분인가를 계산해내곤 땅이 꺼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Tip - 관련 규정

소득세법 제89조 [비과세 양도소득] ① 다음 각 호의 소득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에 대한 소득세(이하 “양도소득세”라 한다)를 과세하지 아니한다. <개정 2021. 12. 8.>

3.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주택(주택 및 이에 딸린 토지의 양도 당시 실지거래가액의 합계액이 12억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은 제외한다)과 이에 딸린 토지로서 건물이 정착된 면적에 지역별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배율을 곱하여 산정한 면적 이내의 토지(이하 이 조에서 “주택부수토지”라 한다)의 양도로 발생하는 소득

가. 1세대가 1주택을 보유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

으로 정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주택

나. 1세대가 1주택을 양도하기 전에 다른 주택을 대체취득하거나 상속, 동거봉양, 혼인 등으로 인하여 2주택 이상을 보유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

으로 정하는 주택

소득세법 시행령 제154조 [1세대 1 주택의 범위] ①법 제89조 제1항 제3호에서‘대통령령이 정하는 1세대 1 주택’이라 함은 거주자 및 그 배우자가 그들과 동일한 주소 또는 거소에서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과 함께 구성하는 1세대(이하‘1세대’라 한다)가 양도일 현재 국내에 1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로서 당해 주택의 보유기간이 3년 이상인 것(서울특별시, 과천시 및「택지개발 촉진법」제3조의 규정에 의하여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고시된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신도시 지역에 소재하는 주택의 경우에는 당해 주택의 보유기간이 3년 이상이고 그 보유기간 중 거주기간이 2년 이상인 것)을 말한다. 다만, 1세대가 양도일 현재 국내에 1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보유기간 및 거주기간의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 <개정 2008.2.29>

1.「임대주택법」에 의한 건설임대주택을 취득하여 양도하는 경우로서 당해 건설임대주택의 임차일부터 당해 주택의 양도일까지의 거주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

2.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이 경우 가목에 있어서는 그 양도일 또는 수용일부터 2년 이내에 양도하는 그 잔존 주택 및 그 부수토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한다.

가. 주택 및 그 부수토지(사업인정 고시일 전에 취득한 주택 및 그 부수토지에 한한다)의 전부 또는 일부가「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의한 협의매수·수용 및 그 밖의 법률에 의하여 수용되는 경우

나.「해외이주법」에 따른 해외이주로 세대전원이 출국하는 경우. 다만, 출국일 현재 1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로서 출국일부터 2년 이내에 양도하는 경우에 한한다.

다. 1년 이상 계속하여 국외거주를 필요로 하는 취학 또는 근무상의 형편으로 세대전원이 출국하는 경우. 다만, 출국일 현재 1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로서 출국일부터 2년 이내에 양도하는 경우에 한한다.

3. 1년 이상 거주한 주택을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취학, 근무상의 형편, 질병의 요양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양도하는 경우

②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배우자가 없는 때에도 이를 제1항의 규정에 의한 1세대로 본다. <개정 2008.2.29>

1. 당해 거주자의 연령이 30세 이상인 경우

2. 배우자가 사망하거나 이혼한 경우

3. 법 제4조의 규정에 따른 소득이「국민기초생활보장법」제2조 제6호의 규정에 따른 최저생계비 수준 이상으로서 소유하고 있는 주택 또는 토지를 관리·유지하면서 독립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 다만, 미성년자의 경우를 제외하되, 미성년자의 결혼, 가족의 사망 그밖에 기획재정부령이 정하는 사유로 1세대의 구성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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