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악산, 경기 5대 악산> 화악산
운악산, 송악산, 관악산, 감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으로 불리는 화악산은 그중에서 가장 높고 경기도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그 산행의 출발지가 북면 화악리 칠림골 건들내 입구인 바로 여기 화악2리, 왕소나무가 있는 곳이다.
어제 갔던 북한산의 봉우리, 봉우리들의 위용에 비할 바는 아니나 왜인지 화악산은 경기 최고봉이라는 직위에 부합할 것 같다.
점퍼도 벗어서 등짐에 얹고 본격 산행에 나선다.
1400m 고지가 넘는다는데 2km를 걷도록 평지에 가까운 걸 보니 위로 갈수록 심하게 가파를 거란 예감이 든다.
마치 고시생들이 머리 싸매고 미래를 위해 몸 낮추고 있을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동학농민혁명 때 동학(천도교) 교도들이 화전을 일구던 곳이기도 하다. 화악 2리 칠림계곡 상단 해발 700m 지점인 지금의 천도교 화악산 수도원이 그곳이다.
이신환성? 스스로가 살지 못하면 서로든 세상이든 함께 살 수 없겠지!
쭉쭉 뻗은 잣나무들이 축령산과 마찬가지로 가평은 잣의 산지임을 웅변한다.
계곡이 점차 멀어지면서 등산로는 더욱 가파르고 험해진다. 게다가 눈길에 얼음길이라 걸음이 더디다.
대성산과 함께 6·25 격전지였던 데다 겨울엔 특히 추운 곳이라 쉽사리 친근감이 생기지 않았다. 지금 걷는 눈밭 아래로 아직도 매몰되어있을지 모를 숱한 죽음과 고통이 마음을 편하게 놔두지 않는다.
본격적인 중봉 오름길에 들어서서 미끄러운 바위 지대를 지나고 능선을 올라 거의 산정에 이르렀는가 싶으면 능선은 다시 굽어져 가파르게 치솟는다.
상당히 힘들게 올라온 곳에 도로가 있다는 게 은근히 짜증나기도 하지만 군사 보급로에 이르러서야 고진감래의 미소를 짓는다. 건들내 왕소나무 앞에서 5.2km를 지났고, 중봉을 900m 남겨둔 지점이다.
오르막길이 여기서 끝이었으면 얼마나 다행일까만 여긴 최고봉 깔딱고개를 앞두고 숨을 고르라고 잠시 있는 길이었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르다 신선봉이라고 불렀던 화악산 정상을 뒤돌아보고 중봉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 정상으로 이어지는 도로는 군사시설이라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 옆으로 돌아 좁은 암릉을 거슬러 중봉으로 오른다.
오르고나면 언제 힘들었냐 싶은 데가 산이다.
지루하긴 해도 종점이 다가올수록 화악산에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오기 쉽지 않아서겠지.
때 / 겨울
곳 / 화악리 왕소나무-천도교 수련원-옥녀탕-능선마루-군사보급로-중봉 -적목리 가림(약속의 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