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도사수불 5산 종주(5-3)
<사패산 구간>
작은 언덕배기 오르막도 힘이 부친다.
사패능선 범골 갈림길이다. 힘은 들지만 여기서 사패산 정상까지 600m를 갔다가 다시 와 범골로 내려가기로 한다.
싱그러웠던 초록 색감은 진작 그 감각을 잃고 말았다.
아주 멀리의 도봉산과 북한산을 보며 저길 넘어왔다는 게 통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나온 포대능선과 사패능선도 잠깐 전에 지나왔던 길인데 아득해 보인다.
범골 하산로 바위 그늘에 잠시 누워있으니 집 떠난 지 열서너 시간 지났을 뿐인데 몇 날 며칠 떠돌이 생활을 한 기분이 든다. 벌떡 일어나 집을 향해 간다.
아듀 라미! 친구여! 다시 만날 때까지 잘 계시게.
북한산 국립공원 내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다시 세속의 품으로 내려간다.
졸음이 몰려온다. 저 널찍한 바위에 풀잎처럼 드러누워 한잠 푹 자고 싶기만 하다. 하지만 잠시 앉았다가 그예 일어서고 만다.
누우면 당분간 일어나지 못할 것만 같다.
호암사까지 내려섰다.
사패산 밤골 날머리까지 내려오긴 했는데... 다시 수락산을 오른다는 게 도저히 내키지 않는다.
걸으면서 생각하기로 하고 회룡역 쪽으로 버거운 걸음을 내딛는다.
곧장 지나 회룡역으로 가서 귀가하느냐, 아니면 왼쪽으로 꺾어 수락산으로 향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결국 동막골, 수락산 들머리로 향하고 만다. 저 위에 큰 도로를 지나면 수락산 진입로가 나온다.
횡단보도는 또 다른 루비콘강이다. 저걸 건넌다는 게 다시 돌아오지 못할 전쟁터에 투입되는 기분이다.
이 계단을 밟고 올라사긴 하지만 나머지 두 산, 수락과 불암을 정복하고 두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승리감을 만끽할지는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곳 / 사패능선 회룡골 갈림길 - 사패산 정상(1.2km) - 사패능선 범골 갈림길(0.6km) - 범골 능선 - 상상봉 - 호암사 - 범골 탐방안내소(2.6km) - 회룡역 사거리 - 동막골(4.5km) / 총 8.9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