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북도사수불 5산 종주(5-3)
칠흑 어둠에 가린 도봉 주능선, 포대능선, 사패능선을 잇다
힘들지만 다시 위로 향한다. 오르지 않으면 5산 종주가 아니라 북한산 야간산행에 그치게 된다.
우이암 능선 들머리에서 원통사를 지나 우이암을 지나고 주 능선에 들어설 때까지도 달빛이 밝게 비춰주어 감사한 마음이 굴뚝같다.
도봉산 자운봉과 신선대 하단까지 거의 쉬지 않고 걸어왔다.
오봉은 물론 칼바위와 주봉에 눈길도 주지 못하고 그저 랜턴으로 길만 밝히며 무작정 걸어온 것이다. 신선대에 올라 만장봉 아래로 반짝이는 야경을 보며 또 한 차례 서로를 격려한다.
어둠 속에 신선대를 오른 것도 감개무량하다.
“절반 이상 온 거지?”
“거리상으로는 그렇지.”
그렇지만 초반과 달리 피로는 더욱 극심해질 것이다.
바람이 무척 차다. 다섯 산의 정상을 섭렵하기로 해서 오른 신선대이지만 바로 내려서지 않을 수 없다. 포대능선에 진입하여 바람을 피해 행동식을 꺼내먹으며 서늘해지는 새벽에 떨어지는 온기를 보충한다.
Y 계곡을 우회하여 산불감시초소를 지나 포대능선 끄트머리에서 통나무 계단을 내려간다.
다시 사패능선으로 오르는 데 호흡이 가빠진다. 평소엔 잠시 가파른 안부를 내려섰다가 오르는 정도의 수고로움으로 충분했는데 지금은 그리 길지도 않은 오름길이 꽤 버겁다.
사패산 정상에 이르러 내려다보는 의정부 시내의 불빛이 무척 밝다. 주말 밤이라 늦게까지 주안상 받아놓고 불야성을 이루는가 보다
사패산에서 보이는 곳은 의정부시의 불빛을 빼곤 사방 칠흑 같은 어둠뿐이다.
사패능선 범골 삼거리로 되돌아 600m, 범골 삼거리에서 두 번째로 하산하게 된다.
다시 세상으로 내려왔다. 여러 산을 이어가며 많은 종주를 해보았는데 산에서 세상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산으로 오르는 일이 가장 고역스럽다. 지금 걷는 다섯 산의 종주처럼 완전히 도심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는 연계 산행은 그리 흔치 않다.
범골 입구의 국밥집에서 국밥 한 그릇씩 먹고 의자를 붙여 잠시 눈을 붙인다. 일어나 동트는 걸 보니 집 떠난 지 열서너 시간 지났을 뿐인데 몇 날 며칠 떠돌이 생활을 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