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북도사수불 5산 종주(5-5)
무사 완주, 눈빛 가득 기쁨이고 무한한 감동이다
동막골에서 덕능 고개로 와 마지막 불암산을 오른다. 수락산 날머리이자 불암산 들머리 덕릉고개를 넘어서면서는 되레 힘이 솟구친다. 구간이 가장 짧은 불암산만 남겨뒀기 때문일 것이다. 숲이 우거져 수락산보다 덜 덥고 걷기도 수월한 편이다.
‘삼각산은 현 임금을 지키는 산이고, 불암산은 돌아가신 임금을 지키는 산이다.’
근원지는 모르지만 북한산과 불암산을 두고 이렇게 말들을 한다. 경복궁에서 가까운 북한산이니 살아있는 왕을 지킬 것이고, 태릉을 비롯하여 광릉, 동구릉 등 많은 왕릉이 불암산 가까이 있으니 그런 표현이 나왔을 법하다.
본래 금강산의 한 봉우리였던 불암산이 한양으로 오게 된 건 건국 조선 도읍지의 남산이 되고 싶어서였다. 한양에 남산이 없어 도읍 정하기를 망설인다는 소문을 듣고 부랴부랴 달려왔으나 이미 남산이 들어선 후였다.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 한양을 등진 채 머물고 있다. 금강산이 되고자 했던 울산바위와 달리 금강산을 떠난 불암산의 설화다.
약 3천 여개의 계단쯤 되지 않을까. 다섯 산의 마지막 오름 계단을 디디니 불암산 정상이다.
지나온 수락산이 환하게 미소 지으며 위안해주는 듯하다.
다람쥐광장으로 불리는 석장봉에서 지척에 펄럭이는 정상의 태극기를 보노라니 광복의 순간처럼 감동을 자아낸다.
큼직한 바위 봉우리가 중의 모자인 송낙을 쓴 부처 형상이라 그 이름을 불암산佛巖山이라고 지었단다. 1977년에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암벽등반을 하려 많은 애호가가 즐겨 찾는 산이기도 하다.
다섯 번째 최정상을 모두 밟았다.
태극기가 바람에~ 대한민국 만세다.
또다시 태극기를 접한다. 불암산 정상(해발 508m)의 게양대 옆에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을 때는 다들 형언키 어려운 희열을 맛보게 된다.
이제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
“수고했어.”
“수고하셨습니다.”
학도암을 지나고 불암산 날머리 중계본동 진입로까지 와서 악수하고 포옹한다. 3V, 무사 완주의 카타르시스를 공유하며 서로를 위안하고 격려한다. 눈빛 가득 기쁨이고 무한한 감동이다.
수고 많았고 무사 완주를 축하하네.
몇 해전 가을, 나 홀로 불수사도북 5산 종주에 이어 1년 반이 지난 이듬해 여름 다시 그 길을 반대로 걷는 북도사수불을 역시 홀로 종주했었다. 당시 새벽 영하의 추위와 30도가 넘는 무더위를 견디며 길고도 먼 고행을 자청했던 건 무모하지만 그마저 감수하려 했던 객기 실린 선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또 두 해를 넘긴 이번에 세 번째 산행은 사랑하는 친구와 후배가 함께 함으로써 큰 힘을 얻고 버거움을 덜 수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lVLfew-bn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