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백운산, 바라산, 우담산, 청계산의 5산 /1

광청 5산 종주(3-1)

by 장순영

산행 : 장순영 외 3명

때 / 초여름

곳 / 경기대학교 후문 - 문바위 - 형제봉 - 양지재 - 비로봉(종루봉) - 토끼재 - 광교산 정상(시루봉) - 노루목 - 통신대 - 억새밭 - 백운산 - 고분재 - 바라산 - 365 희망 계단 - 바라재 - 우담산 - 영심봉 - KBS 운중 송신탑 - 하오고개 - 국사봉 - 이수봉 - 헬기장 - 석기봉 - 청계산 정상(망경대) - 혈읍재 - 매봉 - 매바위 - 옥녀봉 - 양재동 화물터미널




광교산 반딧불이 들머리 경기대학교 캠퍼스

아침 7시에 사당동에서 만나 7000번 버스를 타고 수원 경기대학교 앞에 내리니 7시 40분경.

광교산에서 백운산, 바라산, 우담산을 통과하여 청계산까지 약 28km를 걷게 된다. 10시간 남짓 걸어 어둑해질 무렵 청계산 아래 화물터미널 쪽으로 내려서기로 했다. 다들 무사히 완주했을 경우의 전제이다.


형제봉으로 향하는 첫 계단

광교산은 넓고 크지만 어머니 품처럼 푸근하고 평탄한 육산이라 초반은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

게다가 수림이 우거져 무척 더운 날씨임에도 햇빛을 막아주어 체력소모를 덜어준다. 오늘 다섯 개의 산을 넘으려면 숱한 계단을 지나야 할 것이다.


올해 들어 첫 장거리 산행이다. 몸도 정신도 나태해지려 할 즈음에 자신을 스스로 보듬고 친구들과 목표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 여겨진다. 열세 개의 봉우리, 수원, 용인, 성남, 의왕, 과천, 서울의 여섯 도시를 좌우로 접하며 걷는 긴 길이다. 그 길에 들어선다. 형제봉을 오르는 첫 계단을 내디디며 늘 그랬던 것처럼 무탈한 안전산행을 기원한다.


"바라옵건대 오늘의 산행이 우리 네 사람 모두의 몸에 무리 없이, 마음은 더욱 풍요하게, 그리고 자연의 정기를 듬뿍 담아 오늘 이후 새로운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주소서."


경기도 안성의 칠장산에서 북서쪽으로 뻗어 김포 문수산까지 이어져 한강 본류와 남한강 남부 유역의 분수령을 이루는 산줄기를 한남정맥이라 하는데 곧 이르게 될 형제봉과 광교산, 백운산이 거기 해당한다.

광교산은 수원시 장안구와 용인시 수지구에 걸친 산으로 수원천의 발원이자 백두대간 한남정맥의 주릉이며 수원의 진산이라 할 수 있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겨울바람을 막아주어 풍수지리에서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게 한다는 장풍 득수藏風得水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5월에 아름답지 않은 산은 어디에도 없는 거야.”


형제봉 암릉구간

초여름 녹음은 육중한 바위를 들어 올리고 저들은 가슴 아래로 낮춤으로써 계절의 절정을 연출해내니 철 바뀜도 감사하지만 그보다 더 감사한 건 뚝뚝 떨어져 그늘마저 초록으로 물들이는 아침나절, 이들과의 산오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


아직 짧은 산행 경륜의 친구들이지만 이들과 함께 수도권의 다섯 지붕을 넘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전혀 생기지 않는다. 이젠 산을 즐기는 모습이 그들의 표정과 걸음에서 읽히기 때문이다.


첫 봉우리, 광교산 형제봉

작년 겨울, 청계산부터 광교산까지 오늘의 역주행을 나 홀로 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행복감을 맛보게 된다.

이들이 있어 행복하고 이들과 함께 넉넉한 산행을 하게 되니 절로 감사의 느낌이 솟는다.


두 번째 종루봉(비로봉)

수원과 용인의 접점지역이라 할 수 있다.

고려 야사에 전해 내려오기를 광악산 혹은 광옥산으로 불리다가 고려 태조 왕건에 의해 광교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서기 928년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을 정벌하고 돌아가는 길에 광옥산 행궁에 머물며 군사들을 치하하던 중 하늘로 솟아오르는 광채를 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는 산이라 하여 친히 광교라고 이름 붙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용인시가 내려다보이는데 아직 걷히지 않은 연무로 시계가 뿌옇다.

박재삼 시인의 ‘산에서’가 서두르지 말라며 걸음을 멈춰 세운다. 묵직한 메시지를 안겨주는 팻말 앞에서 시를 음미하고 산을 되뇐다.


그 곡절 많은 사랑은

기쁘던가, 아프던가.

젊어 한창때

그냥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던 기쁨이거든

여름날 헐떡이는 녹음에 묻혀 들고

중년 들어 간장이 저려오는 아픔이거든

가을날 울음 빛 단풍에 젖어들거라.

진실로 산이 겪는 사철 속에

아른히 어린 우리 한평생

그가 다스리는 시냇물로

여름엔 시원하고

가을엔 시려 오느니

사랑을 기쁘다고만 할 것이냐,

아니면 아프다고만 할 것이냐.


광교산 정상, 시루봉

반딧불이 들머리부터 6km 구간으로 용인이나 수원에서 산행하는 이들이 곧바로 오를 수 있는 곳이다

표고 582m의 시루봉이 한남정맥 상의 산들 중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다. 멀리서 보면 떡시루처럼 생겼다고 해서 시루봉이라 명명했다고 한다.


백운산 정상

백운산白雲山 정상 지대에는 백운호수 쪽에서 올라온 등산객들로 붐빈다. 백운산(해발 567m)은 의왕시 관할이니 수원과 용인을 지나온 셈이다. 정상 공터에 모인 이들은 하나같이 신록의 향연에 심취된 모습들이다. 환하다. 두 번째 산인 백운산은 의왕시 관할이다. 수원과 용인을 지나온 셈이다.



두 해전의 이곳 흙더미 눈더미 마구 뒤섞인 한남정맥 주능선

싸늘한 한기 가득해서 더욱 고독하던 머나먼 길이었지

지금 짙은 초록은 계절 바뀜을 자축하고

광활한 수림 에너지 활기차게 뿜어내며

더더욱 우리 함께하니 어딘들 힘들쏜가.

저 아래, 저 높이, 저 멀리서 성큼 다가오는 대자연의 무한 기운

우리 가슴속에 한 움큼 부어 담고

우리 우정에 진득이 버무리어

그렇게 또 살아가세나.


다시 걸음 내디뎌 백운산과 바라산을 잇는 고갯길, 완만한 능선을 걸어 고분재까지 간다. 백운산과 바라산을 잇는 소담한 산길에 의왕대간이란 이정표가 자주 눈에 띈다.

고려가 망한 후 충신들이 도읍인 개성에서 이곳으로 몸을 피해 왕王 씨를 모시고 기리고자 왕의 획이 들어간 의義 자를 써서 의왕이라 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그래서 의왕시도 생긴 듯한데 고려 말부터 조선 초의 일화가 유독 많은 곳이 이 부근의 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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