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산

산과 삶과 사람과 1

by 장순영

글머리에


산이라는 이름의 공간, 거기서도 가장 높은 곳, 제가 그곳에 오르는 이유는 결코 그보다 높아지기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 높고도 웅장함 속에서 저 자신이 얼마나 낮고 하찮은 존재인지를 깨닫기 위함이 맞습니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내려와 다시 세상에 들어서는 순간 저는 거기서 얻었던 가르침을 까맣게 잊고 맙니다. 산과 함께 어우러져 세상 시름 다 잊는 행복감이 가물거리다 사라질 즈음이면 또다시 배낭을 꾸리게 됩니다.


시시때때로 자연의 위대함을 되뇌고 교만해지려 할 때 인자요산仁者樂山의 귀한 의미를 새기며 거기로부터 충분한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산에서의 행보를 기록해왔습니다.

얼마 전 갤럽은 우리나라 국민의 취미 생활 중 으뜸이 등산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말, 도봉산역이나 수락산역에 내리면 그 결과에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처럼 많은 산객들이 오늘 가는 산에 대하여 그 산의 길뿐 아니라 그 산에 관한 설화, 그 산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 그 산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와 정보를 알고 산행하면 훨씬 흥미로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취지를 반영하고 그 산에서의 느낌을 가감 없이 옮겨놓은 글과 그림들의 묶음입니다. 일부 필자의 사견은 독자 제현의 견해와 다를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에둘러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다르다는 게 옳고 그름의 가름이 아니기에.


강원도,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의 5도에 소재한 산들을 도 단위로 묶어 감히 다섯 권의 책으로 꾸며 세상에 내어놓는 무지한 용기를 발휘한 것은 우리나라의 수많은 명산을 속속 들여다보고 동시에 이 산들이 주는 행복을 세세하게 묘사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산이 삶의 긍정으로 이어지고 사람과의 인연을 귀하게 해 준다는 걸 표현해내고 싶었습니다.


김병소, 김동택, 박노천, 박순희, 유연준, 유호근, 윤선일, 윤창훈, 이남영, 임영빈, 장동수, 최동익, 최인섭, 황성수, 홍태영, 강계원 님 등 함께 산행해주신 횃불 산악회 및 메아리 산방 산우들께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미진한 기록이 돌다리처럼 단단한 믿음으로,

햇살처럼 따뜻함으로,

순풍처럼 잔잔함으로,

들꽃처럼 강인함으로,

별빛처럼 반짝이는 찬란한 빛으로……

그런 계기가 된다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장 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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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삶과 사람과 1

강원도의 산


<차 례>


1. 무릉계곡 용 오름길, 두타산과 청옥산

2. 설악산, 토왕성폭포에 눈 맞추고 울산바위를 더듬노라

3. 등선대에서의 공중부양, 남설악 흘림골과 주전골

4. 가리왕산, 영서의 험산준령들로부터 조공을 받다

5. 승천하는 용의 기운으로, 용화산, 오봉산, 부용산

6. 오지에 숨어 지낸 백락일고의 천리마, 응봉산

7. 은빛 오름길 적색 내리막, 만산홍엽 치악산

8. 눈꽃 만발한 설원, 함백산에서 태백산으로

9. 넓고 깊은 설국 방태산, 그 하얀 세상에 점이 되어

10. 네 개의 재물과 백가지 덕을 지닌 백덕산

11. 선자령과 대관령 옛길, 싱그러운 초록 숲의 사색

12. 노인봉 내려서며 소금강 물살에 세월 띄워 보내리

13. 야생화 만발, 계수나무 향 풀풀, 여름 계방산

14. 주홍 물 떨어지는 외설악 천불동 지나 내설악으로

15. 겨울 한북정맥의 준봉, 회목봉, 상해봉과 광덕산 상고대

16. 금대봉과 대덕산, 천상의 화원에서 한강 발원지로

17. 은빛 억새 물결의 유혹, 민둥산에서 지억산으로

18. 일만 이천 번째 봉우리를 찾아 남한의 금강산으로

19. 외유내강의 작은 거인, 홍천 팔봉산

20. 동굴과 바다, 고뎅이의 조화, 덕항산과 지각산

21. 한반도 중앙의 명산으로 거듭나기를, 금학산과 고대산

22. 백운산, 동강 굽이돌아 여섯 봉우리를 넘다

23. 네 번째 공룡 사냥에 나서다, 설악산 공룡능선

24. 의암호와 북한강 물살 따라 오르내리다, 삼악산

25. 닿을 듯 닿지 않는 점봉산, 곰배령에서 아쉬움을 곱씹다

26. 대암산, 하늘 위 경이로운 용늪을 거닐다

27. 볏가리, 보릿가리, 밀가리의 세 봉우리, 가리산

28. 구름 맞닿은 화악산에서 바위가 용으로 변한 석룡산으로

29. 남북 분단의 기적적 신드롬, 도솔산 펀치볼

30. 비로봉, 상왕봉, 두로봉과 동대산 연결, 오대산 환종주

31. 때 묻지 않은 원시림, 백두대간 길목 석병산

32. 단풍산과 매봉산에서 산 찾는 명분을 세우다

33. 공작산, 활짝 펼친 공작의 날개에 깃든 우정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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