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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순영 Apr 26. 2022

맹모삼천지교와 위장 전입의 격세지감

제자백가에서 익히다 2_ 맹모삼천孟母三遷

전국시대의 손꼽는 성자인 맹자의 사상은 시대를 초월하여 동아시아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으며 현재에 이르러서도 공자와 함께 두 사람의 공맹 사상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어허···. 북망산이 멀다더니 대문 밖이 북망일세, 어허허···.”


맹자의 집은 공동묘지 근처에 있었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손에서 자랐는데 어린 맹자는 자라면서 늘 보아왔던 대로 상여 옮기는 일과 곡소리에 익숙해졌다. 그러다 보니 또래들과 보고 들었던 장례의식을 흉내 내며 놀았다. 

이를 보고 깜짝 놀란 맹자의 어머니는 고심 끝에 장터 근처로 집을 옮겼다.


“골라, 골라요. 한 냥에 두 장이요. 말만 잘하면 한 장 더 줍니다.”


장터로 오자 이번에는 아이들과 어울려 장사꾼 흉내 냈다. 


- 여기도 살 곳이 아니구나.


맹자 어머니는 아들이 하는 짓거리를 보고 안 되겠다 싶어 이번에는 서당 근처로 이사를 갔다. 그러자 맹자가 글공부에 관심을 가졌다. 맹모는 그제야 만족하여 그곳에 계속 거주하였다.  

맹모삼천孟母三遷은 맹자 어머니 급씨伋氏가 자식의 교육을 위해 집을 세 번이나 옮겨 다녔다는 사실에서 유래한 말로 전한 시대 때 학자 유향이 지은 열녀전에 기록되어 있다. 결국 맹자는 맹모삼천지교 혹은 맹모단기 지교의 가르침을 거쳐 대학자가 된다. 

이 이야기의 역사적 사실 근거나 이사 횟수 등은 사학자들이 아니면 깊이 따질 일이 아니하고 본다. 

주된 요점은 사람은 어려서부터의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고 부모의 가정교육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에 치중할 내용이라 하겠다. 



현대에 와서는 자식에게 극단적인 교육열을 보이는 극성 부모들을 폄하하여 빗대는 고사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조금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강남 8학군으로 위장 전입하거나 해외 유학을 하는 자녀를 위해 아버지를 기러기로 남겨놓고 이민을 가는 경우 등이다. 

그만큼 교육에 있어서 주변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통계로도 증명되었듯 실제로 부유한 동네와 그렇지 않은 동네의 학교는 주변 인프라뿐 아니라 학생들의 질적 수준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런 현상이 극심한 우리나라는 결과적으로 맹모삼천의 교훈이 분양 열풍과 위장 전입을 일상화함으로써 그 지역 아파트의 급격한 오름세를 불러일으켜 부동산 투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두뇌가 비상하여 보고 들으면 그대로 익히는 맹자가 두 번째로 이사한 시장에서 상인들의 수완을 익혔으면 당대의 최고 재벌이 되지는 않았을까. 누구라도 그런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수천 년이 지나 현대에 사는 미천한 경제동물은 세상에 영향을 미친 위대한 성리학자를 최고의 사업가와 비견하며 저울질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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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hanlimwon.tistory.com/entry/제자백가에서-익히다-1-가정맹호苛政猛虎 [등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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