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윤석열 쿠데타 #2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발표 담화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조금 넘은 시각에 갑자기 계엄령이 발표되었습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그동안 독재자 못지않은 권력을 휘둘렀던 검사 출신 대통령.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군대를 동원해서 총칼로 정치를 하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그의 계엄 선포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는 뒤이어 발표된 포고령에 잘 나타나 있었습니다.(주 1)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2.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
3.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이런 포고령을 듣고 순진하게, 대통령이 진정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위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을 것입니다. 자기 부인 때문이겠지. 혹시 술 취했나? 얼굴을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포고령은 한마디로 국민들은 입 닥치고 조용히 있어라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내 맘대로 하겠다. 짐이 곧 국가다. 내 의견을 따르는 놈만 사람으로 인정하겠다. 너희들은 개 돼지, 들쥐 새끼들이 되거라." 1980년 8월, 주한미군사령관 존 위컴은 "한국의 모든 사람들이 마치 들쥐 새끼들처럼 전두환 뒤에 줄을 서서 따르고 있다."(주 2)고 했습니다. 한국군 작전 통제권을 가지고 있었던 위컴 본인이 전두환 편에 서서 반란군의 광주 진압 작전을 허가해 놓고 우리 국민에게 이런 모욕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한마디로 우리 국민을 들쥐 새끼들로 본 것입니다. 스스로가 제2의 박정희, 제2의 전두환이 되어 헌법을 팽개치고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원칙을 무시하고 조선시대로 돌아가 왕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종신 집권을 획책하고 독재정치를 펼치다 자기 부하 김재규에게 총 맞아 죽은 박정희, 국가 권력을 찬탈하고 광주에서 수많은 국민들을 죽인 살인마 전두환, 이런 악질적인 사이비 군인들이 그렇게 존경스러웠을까요? 그의 말과 표정에서 살기를 느꼈습니다.
주 1) 유정인,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 <경향신문>, 2024.12.3. 선대식, "계엄포고령 1호부터 심각...위헌·불법 따져보니", <ohmyNews>, 2024.12.4.
주 2) 이본영, "신군부 쿠데타·광주 진압 방조 위컴 전 주한미군사령관 사망", <한겨레>, 2024.5.19.
국회 출입구 앞 계엄군과 시민들
두려운 마음으로 유튜브를 열어 동영상을 찾아봤습니다. 맨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이 이 장면이었습니다. 여기가 어디지? 국회라는데. 군인들과 시민들이 뒤 얽혀있습니다. 어지럽게 움직이는 동영상 속에서 아직도 잊어지지 않은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몸집이 작은 여성이 한 군인의 등에 올라타서 목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만약 1980년 광주였더라면, 이 여성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거나, 동료 군인이 힘껏 내리치는 진압용 곤봉에 머리가 깨졌을 것입니다. 아니면 날카롭게 날을 세운 전투용 대검에 찔렸을지도 모릅니다. 나중에 이곳이 국회의사당 건물 본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속속들이 도착하는 무장 군인들을 향해서 어떤 청년이 외칩니다. "나부터 죽여라. 나부터 총을 쏴 죽여라!..... 나부터 죽여! 이 씨발 것들아. 이런 나라 살기 싫어...."(주 1) 다른 쪽에서는 국회 안으로 들어가려는 군인들을 향해서 외칩니다. "야, 국민 다 죽여!... 국민 다 죽이라고... 이 개새끼들아." 아아! 그래도 무장한 계엄군 앞인데. 시민들이 분노를 이기지 못해 군인들에게 목을 내놨습니다. 군인들이 오히려 당황하여 눈이 똥그래집니다. 민주당 안귀령 대변인은 총을 겨눈 군인들과 실랑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러서는 군인들을 향해 "부끄럽지도 않냐? 부끄럽지도 않냐고?" 외칩니다.(주 2)
다른 한쪽에서는 국회 안으로 들어가려는 군인들과 몸싸움을 합니다. 그들의 진입을 필사적으로 막고, 저지하고 뒤에서 잡아 끌어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땅바닥에 팽개쳐진 사람도 있고, 군인 두 사람의 배낭끈을 붙잡고 늘어지다 지쳐서 허덕거리며 주저앉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다시 일어나 군인들 속으로 들어가 또 다른 군인들을 붙잡습니다. 키가 작은 어떤 사람은 군인들 멱살을 잡다 밀려났는데 또 들어가 다른 군인의 멱살을 붙잡고 군인들을 노려봅니다.(주 3)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우리나라. 머슴들이 반란을 일으키니 주인들이 고단합니다. 의사당 안쪽에서는 이들 군인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의자, 책상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습니다.
계엄군과 시민들이 이렇게 혼란스럽게 된 것은 시민들이 먼저 이곳에 와서 막고 있었는데, 나중에 군인들이 그것을 뚫고 국회 본청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헬기를 타고 온 군인들은 계획보다 48분 늦게 이곳에 도착했다고 합니다.(주 4) 계엄군들이 혹시 폭력적으로 나올까 봐 걱정했는데 소극적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그래도 총을 든 군인들은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시민들은 그들 앞에서 두려움이 없었고, 주저함이 없었으며, 용감했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저에게는 참으로 놀라운 장면이었습니다.
주 1) 주기자라이브 비상계엄 긴급 라이브, 1:22:04 - 1:22:27, <뉴스공장>, 2024.12.3.
주 2) 국회 계엄군 진입 상황, 4일 새벽 현장 다시 보기, <뉴스토마토>, 2024.12.4. 김철오, "계엄군 총 잡은 안귀령… BBC 올해의 인상적 장면 12선", <국민일보>, 2024.12.23. 국회로 모여주세요, <정치한잔>, 2024. 12. 3.
주 3) 계엄령 선포 상황 하 국회 장악 현장, 24:00-30:25, <서울의 소리>, 2024.12.3. 긴박했던 순간[풀영상]수방사 들어오기 직전에 도착, <깡녀tv>, 2024.12.5.
주 4) 심우삼, "'48분'이 바꾼 역사?… 계엄군이 야당 의원들보다 늦었던 까닭", <한겨레>, 2024.12.5
국회 잔디밭에 내리는 헬기
꿈일까? 생시일까? 현실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영화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국회의사당 건물 바로 옆 잔디밭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재상황이었습니다. 이들은 누구일까? 헬기 주둥이가 뽀쪽한 것이 기관총 달린 코브라일까? 1980년 광주에서는 이런 헬기가 공중에서 시민들을 향해서 기총사격을 했습니다.(주 1)
헬리콥터에서 내린 군인들이 어디론가 부지런히 달려갑니다. 완전무장을 했습니다. 이들은 무엇을 하기 위해서 저리 바쁘게 뛰어갈까?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특전사 제707 특수임무단으로 국회봉쇄와 요인체포를 목적으로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들이었습니다. 이날 모두 197명이 투입되었다고 합니다.(주 2) 국회의사당 문 앞에 나타난 군인들입니다. 나중에 창문을 통해 국회 안으로 들어간 군인들이기도 합니다.
당시 제가 받은 인상은 완전무장한 군인들이기 때문에 무섭기도 했지만 군인들 수가 매우 적었다는 것입니다. 국회의사당 본청 주변과 안에 국회의원, 보좌관, 국회직원, 기자들, 기타 시민 등이 적어도 2천여 명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격렬히 저항하는 그들을 총으로 다 쏴 죽이지 않으면 진압이 어려울 텐데. 헬기는 계속해서 군인들을 실어 나르고 있었습니다. 의사당 건물에서 300미터쯤 떨어져 있는 국회 정문으로도 군인들이 대거 들어올 텐데. 화면 속에서 계속 늘어나는 군인들을 보면서 걱정했습니다.
주 1) 국방부 “5ㆍ18 당시 계엄군 헬기사격 있었다” 공식 인정, <한국일보>, 2018.2.7.
주 2) [현장연결] 김현태 특전사 제707 특수임무단 단장 기자회견, <연합뉴스>, 2024.12.9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긴급 호소
동영상을 보던 중 갑자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라이브 방송이 올라왔습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그는 이렇게 호소했습니다.(주 1)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해야 되는데,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의원들을 체포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국회로 와 주십시오. 늦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셔야 합니다."
이 짧은 한마디는 많은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우선 야당의 대표적인 정치가가 잡혀가지 않았다는 것에 놀랐고,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호소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습니다. 오월 광주 당시 야당지도자 김대중은 5.18 바로 전날 체포 구금되었고 김영삼은 가택 연금되었습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되었다는 이재명 대표의 말은 계엄령 선포가 꿈속의 일도 아니고 강 건너 불도 아니며, 바로 우리 앞에 벌어진 절박한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의 호소는 한밤중 몽롱한 저에게 이런 외침이었습니다.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 이건 현실이야!"
국회에서 계엄령을 해제할 수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표하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이고, 그냥 그것을 받아들여야 되는 줄 알았는데 해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에 큰 희망과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국민들이 국회로 와서 국회의원들이 체포되는 것을 막아주고 국회를 지키면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갑자기 벌어진 일에 어리둥절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명확한 메시지, 정확한 행동지침을 제시하는 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의 지도자적 능력에 감탄했습니다.(주 2) 그는 침착한 목소리로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희도 목숨을 바쳐 이 나라 민주주의 꼭 지켜내겠습니다. 우리의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나라의 주인이신 국민 여러분께서 나서 주셔야 합니다. 저도 지금 국회로 가는 길입니다.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할 수 있도록 이 나라 민주주의를 강건하게 지켜낼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보태주십시오. 국민 여러분 지금 국회로 와 주십시오. 국회를 지켜주셔야 합니다. 이 나라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입니다."
1980년 오월 광주 항쟁 기간에 가두방송에 나섰던 무용강사 전옥주는 시민들에게 이렇게 호소했습니다.
"광주 시민 여러분, 지금 우리 형제자매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집에서 편안하게 주무실 수 있습니까? 여러분들이 도청으로 나오셔서 우리 형제자매들을 살려주십시오...... 도청 앞으로 모여 계엄군에 대항해 싸웁시다."(주 4)
그리고 그녀는 계엄군들을 향해서 "당신들은 피도 눈물도 없느냐......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냐?"라고 외쳤습니다. 1980년 5월의 광주 도청이 지금 2024년 12월의 여의도 국회가 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습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군대가 이 나라를 통치하게 내버려 둘 수는 없습니다. 검찰에 의한 이 폭력적 지배도 부족해서 총칼을 든 무장 군인들이 이 나라를 지배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국군 장병 여러분. 여러분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국민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배반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선포는 무효입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닙니다. 장병 여러분이 들고 있는 총칼, 여러분의 권력은 모두 국민에게서 온 것입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군 장병 여러분께서 복종해야 될 주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바로 국민입니다.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싫으나 좋으나 우리나라 대통령인데, 그런 사람에게 배신을 당해 만감이 교차하는 한겨울 추운 밤, '윤석열은 이미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선언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위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주목해야 할 싸움터가 바로 국회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도 국회 앞으로 가야 하나? 집이 너무 먼데. 너무 추운데 이 밤에? 내 몸하나 간수도 못하는데..... 온갖 변명이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사실 저는 감히 군인들 앞에 나설 용기가 없었습니다. 제가 상당한 겁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80년대 전두환 군사독재 시절, 학교나 거리에서 시위를 할 때는 항상 대열의 맨 뒤에 서 있었습니다. 돌멩이를 주워서 던져야 할 때도 뒤로 숨어 다른 사람들 눈치를 봤습니다. 위기의 순간이 오니 또 이렇습니다.
주 1) 이재명 라이브 스트리밍, <이재명>, 2024.12.3.
주 2) 함세웅 신부의 이재명 대표 호소 평가, 1:07:21, "계엄군을 막아선 시민과 주기자" <뉴스공장>, 2024.12.4. 비상계엄사태 긴박했던 국회 안 상황 - 2024년 12월 5일 방송, 댓글참고, <MBC PD수첩>, 2024. 12. 9.
주 3) 최현지, “광주 시민 여러분...” 5·18 당시 가두방송 전옥주 씨 별세, <여성신문>, 2021.2.17. 김동규, 전옥주, 5.18 가두방송 진행자, <브런치스토리>, 2021.2.17.
국회 바깥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시민
국회 정문 바깥입니다. 멀리 보이는 건물이 의사당건물입니다. 의사당 건물 입구에서 시민들이 계엄군들과 밀고 당기며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국회 정문에서는 또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경찰과 실랑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출입문을 막고 있었습니다.
12월 3일 밤, 당시 매우 추운 날 한밤중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국회로 달려갔습니다. 양말도 못 신고 급히 뛰어나간 사람, 인근 직장에서 야근하던 사람, 배달기사, 밤늦게까지 공부하던 학생들.... 등등 많은 사람들이 국회로 갔습니다. 수원에서도 인천에서도 택시를 잡아타고 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듯한 노인 한 분과 나이 어린 여성은 국회로 들어가려는 육군 버스를 막고 그 앞 도로에 누웠습니다.(주 1) 계엄이 발표된 직후에 국회 정문 주변에 4천 명 정도 있던 시민들이 3시간쯤 뒤에는 1만 6천 명 이상으로 늘어났습니다.(주 2)
혹시라도 무슨 불상사가 일어날까 봐, 폭력사태가 일어날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국회 정문의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시민들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안심이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올라온 사진들과 동영상을 보면서 전체적인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가 있었습니다. 정문 앞의 시민들은 문을 막고 서 있는 경찰을 향해 항의하고 있었고, 거리에 있는 시민들은 차량으로 속속들이 도착하는 계엄군을 온몸으로 막고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외칩니다. "(우리는) 국민이야! 나라 아끼는 국민이라고!" 어떤 여성은 진정하라는 경찰을 향해서 "(우리가) 어떻게 진정해요? 제정신이세요? 어떻게 진정해요?"라고 항의합니다.(주 3) 차량을 몰고 온 계엄군을 향해서 또 어떤 시민이 혼신을 다해 외칩니다. "너는 생각 없어? 쏴 죽이라고 하면 쏴 죽일려고 했냐? 명령받으면 다 죽이려고, 그러려고 왔어? 죽일려고 왔냐고?..... 명령받는 대로 하는 게 군인이야? 너는 생각 없어?"(주 4) 그 말을 들으며 군용 차량 안에 있는 군인은 조용히 앉아있습니다.
또 다른 시민들은 국회 담장 옆에 서서 군인들과 경찰들의 동태를 지켜보며 미어캣처럼 서 있었습니다.(주 5) 한 여성이 무장 군인에게 외칩니다. "들어가지 마요! 왜 담 넘는데?" 나이 많은 남자가 외칩니다. "군인들이 이러면 안 되지!.... 내려와! 내려와!" 여기저기에서 시민들은 담을 넘으려는 군인들을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군인들 (국회로) 들어가면 안 됩니다.... 니들도 국민이잖아!... 국회는 계엄을 막을 권리가 있다고. 니들은 어느 나라 군인이야?"(주 6) 다른 쪽에서 국회의원들은 시민들의 도움으로 담장을 넘어서 들어가고, 그러면서 시민들은 실시간으로 현장 상황을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 인터넷에 퍼올리고 전 세계에 생중계를 합니다.(주 7)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일까? "사악한 독재자가 일으킨 친위 쿠데타를 뒤엎고 있는, 놀랍고도 놀라운 한겨울 밤의 시민 혁명." 이 말 밖에는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주 1) "尹 ‘비상계엄령’ 선포...군·경·시민 모두 고개 떨궜다", <이코노미스트>, 2024.12.4.
주 2) 이정민, "2024년 12월, 누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켰나.", <오마이뉴스>.
주 3) 권우성, "제정신이세요?" 계엄군에 항의하는 시민, <오마이tv>, 2024.12.4.
주 4) 부대로 복귀하는 군인들 붙잡은 시민들의 분노 "쏘려고 했냐!", <채널 A News>, 2024.12.4.
주 5) 이주연, 이성윤 "전두환보다 더한 '무데뽀' 윤석열, 최소 무기징역", 3번째 사진, <오마이뉴스>, 2024.12.19.
주 6) 이명수 기자, 시민들과 함께 국회 담넘는 계엄군들 붙잡고..! 긴박했던 그날 밤 현장, <서울의 소리>, 2024.12.6. 긴박했던 123, 서울 도심에 저격수에 장갑차까지, <영남일보 tv>, 2024.12.4.
주 7) 비상계엄 선포 직후 혼란스러운 국회 본회의장 상황, <한국일보>, 2024.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