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리추얼 : 산타 마리아 노벨라 한 다발
“나를 꽃에 비유한다면 어떤 꽃일까요?”
너무 낭만적인 질문인가. 하지만 꽃도 사람도 그날의 햇살, 바람, 온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얼굴을 지닌다. 매일의 기분, 말투, 옷차림, 걸음걸이까지. 그렇게 달라지는 내가 입는 향도,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그렇다면 오늘의 나는 어떤 꽃인가요?”
플로럴 계열의 향수라 해서 모두 같지 않듯이, 꽃마다도 서로 다른 결이 있다. 오늘의 나는 어떤 꽃에 가까운지 떠올려보면, 그날의 향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꽃잎부터 줄기와 잎, 그 뿌리에 이르기까지. 꽃송이를 가장 투명하고 정직하게 담은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클래식한 표현력을 들여다보자.
출근길부터 왠지 발걸음이 가볍고 상쾌한 기분이 드는 날이 있다. 투명한 웃음을 가진 사람처럼 향도 맑고 부드럽게 퍼졌으면 하는 날. 프리지아는 그런 날의 기분을 닮았다.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지만, 그 안에 자신만의 섬세함이 있는 꽃이 프리지아다.
깨끗한 물에 담긴 프리지아 특유의 산뜻함 옆에 장미의 로맨틱함을 살짝 곁들이면, 첫 인상은 맑지만 잔향은 은근한 존재감을 남기는아쿠아디콜로니아 로사가 된다. 거즈 셔츠나 흰 티셔츠처럼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데일리 플로럴.
고요한 집중이 필요한 날. 조용한 자신감이 필요한 날. 자스민은 차분하면서도 우아한 힘을 가진 꽃이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듯 향이 흐르고, 그 여운이 오래 남는다.
엔젤 디 피렌체는 자스민의 풍성함을 피렌체의 감성으로 채색해 청초한 매력으로 비틀었다. 부드러운 머스크에 말랑한 복숭아를 한 조각 더해 달콤하게 표현했는데, 상큼한 프루티 노트가 자스민을 감싸면서 화창한 햇살 아래 흔들리는 꽃잎을 떠올리게 한다. 쨍한 날씨 아래 빛나는 미소에 어울리는 향기.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표현하고 싶은 날이 있다. 중심을 잃지 않고 단단하게, 우아하게. 장미는 그런 날을 닮았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다른 크기와 색으로 꼿꼿하다. 클래식한 아름다움이란 아마 장미 같은 것 아닐까.
정원에 핀 장미의 간지러운 로맨스는 로사 가데니아에, 은은하고 산뜻한 바람결의 산책 시간은 로사 노벨라에 담겨 있다. 장미가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무드를 통해, 나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는 하루.
감정의 물결이 잔잔할 때. 또는 그 잔잔함이 필요한 날, 나를 조금 더 단단히 여미고 싶을 때는 아이리스를 곁에 둔다. 아이리스는 여린 겉모습과는 다르게 우직함을 지닌 꽃이다. 찬란했던 봄의 끝자락을 홀로 애틋하게 지키는 꽃. 말보다 여운으로 남는 사람처럼 향이 뒤늦게 와닿는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아이리스는 이름 그대로 파우더리한 아이리스 꽃잎 향에 물에 젖은 흙 내음이 더해져 지적이고 고요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심플하지만 존재감 있는 스타일에 잘 어울리며, 내면의 무드를 깊이 있게 담아내고 싶을 때 꼭 맞게 어울리는 향.
향수를 뿌리는 행위는 단순히 외출 전 스타일링의 마무리가 아니라, 하루를 시작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매일 같은 듯 다른 나의 감정과 태도를 향기로 정의해보는 일. 테이블 한편에 때마다 다른 꽃을 두는 습관처럼, 하루를 이끌어줄 ‘오늘의 꽃’을 고르는 일이 나만의 리추얼로 자리 잡는 것이다. 단순한 습관을 넘어, 일상의 의미를 향기로 만들어갈 수 있다.
Editor. Sonior
향수 브랜드 에세이를 기록합니다. 글에 등장하는 향수는 퍼퓸그라피 자사몰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