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래도록 바닥에서 잤다.
어린 나는 그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밤이면 엄마가 전기장판을 펴고,
그 위에 툭 던지듯 이불을 올려주면
거긴 곧 침대가 되었고,
잠이 들기에 부족함 없는 세계가 되었다.
그 바닥은 아늑했고,
그 위에 놓인 이불은
우리 집 형편이 고스란히 접힌 천이었다.
겨울이면 장판은 금방 뜨거워졌고,
나는 이불 속에서 다리를 꼼지락거리며
‘뜨뜻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속으로 되뇌었다.
그러다 너무 데워진 장판에 등을 데고,
괜히 뒤척이다 잠든 밤도 있었다.
한 번쯤은 말하고 싶었다.
나도 침대에서 자고 싶다고,
친구들처럼 포근한 매트리스 위에서
등을 펴고 꿈꾸고 싶다고.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목구멍까지 삼켰다.
그저 말없이 전기장판의 열을 느끼며
“이게 더 좋아, 나는 바닥이 좋아.”
그렇게 거짓이 섞인 말을 내 마음에 달여 마셨다.
지금 나는 내가 번 돈으로 산 침대에서 잠든다.
전기장판 없이도 따뜻한 이불,
내 몸의 모양을 기억하는 매트리스,
세월이 지나
결국은 이 모든 걸 갖게 되었지만,
가끔은 그때 그 바닥이 그립다.
등에 바로 닿던 장판의 열기,
이불 끝자락을 조용히 덮어주던 엄마의 손,
비좁은 방 안을 나란히 차지하던 가족의 숨소리.
나는 바닥에서 자라면서
견디는 법을 배웠다.
욕망을 말없이 넣어두는 서랍 하나를 만들었고,
사랑이란 얼마나 조용한 방식으로
한 사람을 안아주는지 깨달았다.
이제는 침대에서 자지만,
나는 그 바닥 위에서
가장 많은 것을 품었고,
그곳에서
나라는 사람이 만들어졌다는 걸 안다.